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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모토라드

아찔한 충주호 절경 속으로, BMW 모토라드 R 18 배거와 더불어

[BMW 모토라드 테마 시승기]
R 18 배거 타고 청풍호반길 운치 있게 달려봤습니다

 

 

문득 잔잔한 물살을 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복잡한 도심에서 살다 보면 누구나 그럴 거예요. 각종 스트레스가 속 시끄럽게 할 때 정적인 풍경은 기분을 차분하게 감싸주죠. 그 풍경이 크면 클수록 효과 역시 커집니다. 잔잔한 물살, 하면 호수죠. 커다란 호수로는 충주호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충주, 제천, 담양까지 이어져서 제천에선 청풍호라고 부르기도 하죠.

 

언젠가부터 충주호에 종종 갑니다. 물론 라이딩을 즐기러 가죠. 무엇보다 주변 길이 좋아요. 충주호 주변으로 다양한 길이 퍼져 있습니다. 아주 좁은 옛 도로부터, 호젓한 호반로, 산을 에둘러 가는 굽잇길까지 달리는 재미가 다채롭습니다. 라이딩도 즐겁지만 한참 달리다 멈춰 잔잔한 물살을 보는 맛도 일품이죠. 달릴 때, 쉴 때 모두 감흥이 진합니다.

 

 

오늘의 투어 버디는 BMW 모토라드 R 18 배거입니다. 역삼각형 전면 페어링이 인상적이에요. 두 다리 벌려 상대를 제압하는 맹수같진 않아도 치켜 올린 페어링이 압도적입니다. 투어링 크루저의 인상은, 아무래도 페어링이 결정하죠. R 18 배거는 기존 아메리칸 투어링 크루저와는 다른 느낌을 전합니다. 비슷한 요소지만 다른 느낌, 이게 쉬운 일이 아니죠.

 

덕분에 한층 극적인 실루엣을 연출합니다. 배거(Bagger)는 가방이 있는 모터사이클이라는 뜻이지만, 실루엣이 또 특징이죠. 앞이 높고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자태가 매력적입니다. R 18 배거는 페어링이 역삼각형이라 고점이 높아 보여요. 뒤로 떨어지는 낙차를 시각적으로 더 강조합니다. 실루엣이 주는 시각 효과는 봉긋, 부푼 사이드케이스에서 마무리.

 

 

시동을 켜면 1802cc 복서엔진이 깨어납니다. 손이 다 얼얼해요. 주행모드는 세 가지입니다. 레인(Rain), (Roll) 그리고 록(Rock). 일반적인 주행모드로 보면 롤이 로드, 록이 스포츠예요. 표현이 재밌습니다. 크루저는 감성적인 접근이 중요하니까요. 시작부터 록으로 놓고 달려봅니다.

 

그 전에 마샬 스피커로 음악을 재생하는 일도 잊지 않아야 하죠. 고급 투어링 모터사이클에는 스피커가 빠질 수 없습니다. BMW 모토라드는 마샬과 협업해 사운드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주행모드 작명법과 맥을 같이 해요. 주행모드 ‘록앤롤’과 기타 앰프의 명가 ‘마샬’. 록 뮤직을 틀고 달리면 더 즐겁겠죠?

 

 

페어링 쪽 스피커와 사이드케이스에 장착된 스피커가 연주를 시작합니다. 라이딩의 흥을 돋우는 BGM도 깔렸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달려봅니다. 서울에서 충주호까지 가는 길은 고속국도 위주예요. 평일이라면 교통량도 적죠. 쭉 뻗은 한적한 길이라면 투어링 크루저의 주무대죠. 롤 모드로 유유자적 달리다가 BGM의 클라이맥스에 맞춰 록 모드로 바꿔 가속!

 

단조로운 길은 때로 지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롤 모드와 록 모드를 번갈아 바꾸며 달리면 같은 길이라도 느낌이 사뭇 달라지죠. 부드럽게 바퀴를 ‘굴리는’ 롤 모드로 안락하게 달리다가 쏟아지는 듯한 록 모드의 토크를 만끽하는 겁니다. 풀었다 조였다 번갈아가며 달리면 지루할 틈이 없어요. 운동 효과 높은 인터벌 러닝처럼 짜릿함 높이는 라이딩이랄까요. 성격이 확연히 다른 주행모드 덕분이죠.

 

 

충주호 호반로에 다다르면 급하지 않은 와이딩이 펼쳐집니다. 이젠 R 18 배거의 몸놀림을 확인할 때죠. 모터사이클이 다 그렇습니다. 굴러가기 시작하면 무게감이 사라지죠. 하지만 좌우로 굽이치는 도로를 달리는 건 또 다릅니다. 무거울수록 둔하기도 하고 겁도 나죠.

 

R 18 배거는, 기본이 되는 R 18에 비해 앞 포크 각도가 더 좁아요. 더 세워져 있다는 뜻입니다. 페어링과 차체 무게를 감안한 설정이면서, 경쾌한 움직임도 담보하죠. 슥슥, 좌우로 움직이며 코너를 돌아나갈 때 덩치가 무색하게 매끄럽게 움직입니다. 덩치에 압도되는 순간은 출발하기 전뿐이에요. 조금만 적응하면 어라, 생각보다 타기 쉬운데? 하면서 달리 볼 겁니다. 이어지는 와인딩이 즐거워집니다.

 

 

와인딩을 즐기면서 새삼 인상적인 부분이 있어요. R 18 배거의 페어링은 차체가 아닌 앞 포크에 붙습니다. 핸들링이 무거울 수밖에 없는 구조적 특징이 있죠. 그런데도 라이딩할 때 핸들링이 그리 무겁지 않아요. 구조를 보고 예상한 것보다 핸들링이 매끄럽습니다. 조작하기 버겁기는커녕 보다 본격적으로 타고픈 욕망이 스멀스멀 올라오죠.

 

안정적인 주행 감각. BMW 모토라드가 꾸준히 관철해온 핵심이죠. 대형 투어링 크루저에도 어김없이 구현했습니다. 제동 성능을 보더라도 알 수 있죠. 덩치와 무게에 굴하지 않고 믿음직한 제동력을 구현합니다. 주행상황에 따라 앞뒤 제동력을 배분해서 적용하기도 하고요. 장르가 어떻든 BMW 모토라드의 기준에서 만들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슬쩍슬쩍, 나무 사이로 보이는 호수의 절경을 지나 597번 지방도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월악산국립공원을 관통하는 길이에요. 자연을 벗 삼아 달리는 기분은 달려본 사람만 알죠. 라이딩 그 자체가 휴식이 됩니다. R 18 배거의 편안한 시트에 앉아 달리면 더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죠.

 

 

이번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청풍호반길 82번 지방도입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청풍대교도 건너고, 고저차가 있는 굽잇길도 달릴 수 있어요. 덩치 있는 모터사이클을 요리조리 움직여 달리기에 쉬운 길은 아닙니다. 하지만 익숙해진 만큼 한결 여유가 생기죠. 속도가 빠를 필요는 없습니다. 부드럽게 엉덩이를 좌우로 밀며 R 18 배거에게 길을 맡기면 그만이죠. 덩치 있는 모터사이클을 달래듯 다룰 때 느끼는 포만감은 덤입니다.

 

 

돌아가는 길은 어두워졌습니다. 비도 와서 기온도 좀 떨어졌죠. 여름이라도 젖은 채 달리면 서늘해지게 마련입니다. 어두운 복귀 길에 몸까지 굳으면 꽤 괴롭죠. R 18 배거는 밝은 LED 헤드라이트가 길을 밝힙니다. 주변이 깜깜해도 가야 할 길은 훤합니다. 게다가 히팅그립과 히팅시트가 있죠. 서늘해진 몸이 굳을 염려는 접어도 됩니다. 이런 편의장치 역시 BMW 모토라드다운 배려죠. 터프한 크루저라고 해도 섬세한 장비는 라이더를 흐뭇하게 합니다.

 

 

R 18 배거는 크루저에 재진입한 BMW 모터라드의 영역을 넓혀줄 모델입니다. 투어링 크루저는 크루저 모터사이클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하나의 종착지니까요. 압도적인 덩치를 고급 파츠로 두른 크루저라는 형태가 주는 매력이 분명하죠. R 18 배거는, 그 지점을 BMW 모토라드다운 섬세함으로 자극합니다. 독일산 투어링 크루저로서, 비슷한데 또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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