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전부터 수소의 잠재력을 간파한 BMW가 내놓을 미래
BMW가 수소 자동차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줍니다
자동차는 지구상에서 언제쯤 사라질까요? 필수 이동 수단이므로 인류가 멸망하기 전까지는 살아남을 겁니다.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때 자동차는 지금과는 여러모로 달라지겠죠. 대표적인 변화는 연료가 아닐까 싶습니다. 화석 연료가 고갈되면 가솔린이나 디젤을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대신 바이오 연료가 대중화될 수도 있겠죠. 전기차도 태양광을 이용하는 등 전기를 얻는 방법이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자동차를 끊임없이 생산하고 판매해야 하는 자동차 회사는 미래를 내다봐야 합니다. 자동차를 둘러싼 환경 변화에 대비해야 하죠. 새로운 동력원도 미리 개발해야 변화에 제때 대응할 수 있습니다. 가솔린과 디젤에 이어 요즘에는 전기가 자동차의 다음 동력원으로 떠올랐습니다. 전기차에 몰두해야 하는 시기지만, 전기 역시 연료의 최종 종착지는 아니어서 미래 동력원 준비는 지금도 멈추지 말고 진행해야 합니다.
다음 동력원은 무엇이 될까요? 현재로서는 수소가 가장 유력합니다. 구하기 쉽고 오염물질도 나오지 않아서 차세대 연료로 제격이죠. 하지만 비용이나 충전소 인프라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서 발전은 더딘 편입니다. 주류로 올라서기 힘든 차종으로 봤던 전기차도 최근 들어 급속하게 대중화가 이뤄지는 모습을 보면, 수소 자동차도 언젠가는 널리 퍼지는 날이 올 겁니다. 그때가 되면 미리 준비한 자동차 회사가 빛을 보겠죠.
BMW는 오래전부터 열심히 수소 자동차를 개발했습니다. 수소의 잠재력을 미리 간파한 거죠. BMW는 1978년에 수소 자동차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이듬해 액체 수소와 가솔린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바이퓨얼 방식 수소 자동차 520h를 개발했습니다. 이후 745i(1984), 735i(1988), 750hL(2000) 등 시험용 수소 자동차를 꾸준하게 제작해왔죠.
BMW는 2005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수소 레이스카 H2R이 선보이면서 수소 자동차에 대해 더 커진 관심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12기통 6.0L 수소 연료 엔진을 얹은 H2R은 285마력 힘을 내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초 만에 도달했습니다. 최고 속도는 시속 302.4km를 기록했고요.
BMW의 수소 자동차 개발은 한 걸음 더 나아가 2006년에는 양산 모델인 하이드로젠 7을 내놓기에 이릅니다. 하이드로젠 7은 7시리즈의 특성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수소와 가솔린을 동시에 사용합니다. 수소 모드에서 200km, 가솔린으로 500km 달릴 수 있어서 두 연료를 모두 사용하면 주행 거리가 700km에 이릅니다.
이때까지 BMW가 연구한 수소 자동차는 수소 내연기관 모델입니다. 쉽게 말하면 엔진 달린 자동차에 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거죠. 차이점이라면 오염 물질이 나오지 않는 점입니다. 순수한 물만 배출하죠. 요즘 수소 자동차는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입니다. 수소로 전기를 만들어 달리는 전기차의 한 종류죠. 수소에 일가견 있는 BMW도 2010년대 초반부터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로 수소 연구 범위를 확장했습니다. 2015년에는 5시리즈 그란투리스모에 기반한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시험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의 현실화 가능성을 보여준 차는 201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선보인 i 하이드로젠 넥스트입니다. 콘셉트카인 이 차는 당시 신형 X5에 기반해 만들었고 양산을 목표로 선보였습니다. 친환경 특성을 강조하기 위해 차체 곳곳을 파란색으로 장식했습니다. 특히 테일 파이프가 없는 후면 디자인은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점을 강조하죠.
i 하이드로젠 넥스트 콘셉트는 2021년 IAA 모빌리티 쇼에는 iX5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좀 더 양산형에 가까워진 모델로 고성능 연료전지와 최적화된 전력 배터리가 특징이죠. 구동 시스템은 수소를 연료전지 전기로 전환해 170마력 힘을 냅니다. 여기에 iX에 들어가는 5세대 e드라이브 기술을 활용한 전기 모터를 더해 전체 시스템 출력이 374마력에 이릅니다.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든 수소 탱크는 700바 압력을 견딥니다. 6kg의 수소를 두 개의 탱크에 저장하는데, 채우는 시간은 3~4분으로 주유소에서 주유하는 시간과 거의 비슷합니다.
iX5 하이드로젠는 점차 양산을 향해 다가서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스웨덴에서 혹한 테스트를 끝마쳤습니다. 섭씨 영하 20도가 넘는 추위에서 충전을 포함한 모든 기능이 정상 작동했다고 하죠. 같은 해 12월 말에는 iX5 하이드로젠 시험 생산에 들어갔습니다. 일부 지역에서 시험 운행하며 검증과 테스트를 거친 후 2025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현재 BMW는 다양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수소 연료전지차로 X5 급을 택했을까요? 전기차의 차체를 키우고 주행 거리를 늘리면 배터리를 더 넣어야 해서 무거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수소 연료전지를 사용하면 굳이 배터리를 더 넣지 않아도 되죠. 큰 차에 더 유용한 시스템이라 볼 수 있습니다. X5 급은 그런 수소 연료전지의 장점을 드러낼 수 있는 차급인 거죠.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는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차세대 동력원을 준비하는 회사라면 수소 연료전지를 그냥 두고 넘어갈 수 없죠. BMW 역시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에 열심입니다. 45년 전부터 수소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BMW는 수소 자동차의 과거, 현재, 미래를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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