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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n the World

운전깨나 한다는 독일인들이 BMW를 선택하는 이유

BMW에 사람들이 가장 먼저, 가장 많이 기대하는 것

 

독일인들이 좋아하는 BMW

 

꽤 오래전입니다. 프랑스 여론조사 전문 기관 입소스가 유럽 7개국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이게 유럽에서 작은 화제가 됐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운전을 하는 나라는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진 것인데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전체 응답자의 47%가 스웨덴을 꼽았습니다. 2위는 독일(26%), 3위는 영국(13%)이었죠. 반대로 좋지 않은 운전을 하는 곳으로는 이탈리아(50%)와 스페인(16%), 그리고 프랑스(14%) 등이 꼽혔습니다.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은 곳들은 사망사고 적고, 교통안전 시스템 잘 발달하고, 제한속도 규정 등이 엄격한 곳입니다. 여기에 면허 취득 과정이 까다롭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독일 결과에 관심이 갔습니다. 엄청난 속도로 달려대는 아우토반이 있는 곳인데 어떻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나 궁금했습니다. 사실 자동차 좋아하는 사람치고 독일 자동차에 관심 없는 사람 없을 것이고, 운전 좋아하는 이들 중에 아우토반 한 번 달려보는 걸 꿈꿔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독일 아우토반 전경

 

저도 그런 이들 중 하나였고 운 좋게도 두 가지 꿈을 다 이뤘습니다. 처음 독일에 와 궁금했던 것 중 하나가 ‘정말 독일인들은 듣던 대로 FM 운전을 하는가?, ‘정말 아우토반은 꿈의 고속도로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놀랐습니다. 이들의 운전이 생각보다(?) 거칠었기 때문인데요.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주저하지 않는 운전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즉각적으로 운전하고 반응했죠.

 

예를 들면 아우토반에서든 도시에서든 방향지시등을 켜면 그 즉시 차로를 변경합니다. 일말의 주저함도 없습니다. 물론 뒤차도 앞차가 방향지시등을 켜면 바로 속도를 줄이고 들어올 공간을 만들어 줍니다. 한국과 달리 깜빡이를 켜고 주변을 살피면서 시간을 지체했다가는 오히려 빨리 진입하지 않는다고 욕먹을 수 있습니다.

 

아우토반에서 빠져나갈 때 원형의 진출로를 이용하는데 여기서도 무척 빠르게 코너링합니다. 마치 레이서들처럼요. 차로 이탈 같은 건 걱정하지 않는다는 듯 어쩜 그렇게 빠르게 회전해 나가는지 고개를 절레절레할 때가 많습니다. 국도는 물론, 구불구불 편도 1차로의 시골길에서도 추월을 너무 당연하다는 듯 해대죠. 자칫 사고라도 날까 조심스러운 저와 같은 운전자는 수많은 독일 번호판 차에게 추월을 당해야 합니다.

 

‘ 펀 드라이빙’의 대명사 BMW

 

얘기를 하고 보니 독일에서 운전하는 게 굉장히 위험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정말 그렇다면 위의 설문 결과는 잘못된 것이겠죠. 사실 이들의 이런 터프한 운전에는 큰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규칙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시속 200km 이상, 가끔 시속 300km 이상으로 달리는 아우토반에서 일어나는 사고가 국도나 시내보다 더 적은 것은 서로 철저하게 규칙에 따른 운전, 약속된 플레이를 하기 때문입니다.

 

1차로는 추월차로, 추월은 무조건 좌측 차로로, 가장 오른쪽 차로가 주행의 기본 차로이며 동시에 가장 느린 주행차로다. 그리고 화물차가 1차로를 진입하는 경우는 없다 등,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규칙들이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었던 겁니다. 이처럼 룰에 따라 운전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달리는 아우토반, 또 좁은 시골길에서의 거친 주행에도 사고는 생각 외로 적습니다.

 

한마디로 독일인들은 ‘규칙 안에서 터프하고 다이내믹한 운전을 한다’고 보면 될 거 같습니다. 이런 독일인들의 운전 특성은 독일 자동차 회사들로 하여금 잘 달리고 잘 서는 기본에 충실한 자동차, 운전이 재밌는 차를 만들게 했습니다. 또 차를 타고 재밌게 달릴 수 있는 곳이 너무 많다는 점도 지나칠 수 없는 장점입니다. 달릴 곳이 많으니 다이내믹 운전, (fun) 드라이빙의 특성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게 아닌가 합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세단보다는 해치백이 인기가 많고, 스포츠카 소비도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용적인 왜건이 인기라고는 하지만 그 왜건에 무려 5, 600마력의 고출력 엔진을 넣는 곳도 독일 자동차 회사들이고, 그런 차를 많이 소비하는 곳도 독일입니다. 이제 왜 독일에서 운전깨나 한다는 운전자들이 BMW를 많이 선택하는지 이해가 되셨을 겁니다.

 

독일인들이 BMW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운전의 즐거움’에 있습니다. 저 역시 그 즐거움을 위해 BMW를 두 대나 몰아봤고, BMW 덕에 운전의 재미를 배웠습니다. 독일이 아니었다면 아마 그 차이와 가치를 느끼지 못했을 겁니다. 이처럼 BMW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지루한 차를 만들지 않습니다.

 

가벼운 차체, 그리고 공간이 주는 실용성보다는 경쾌한 주행에 대한 연구를 우선하는 BMW는 스포츠카 브랜드가 아니면서 스포티한 주행이라는 맛을 주는 대표적 프리미엄 브랜드입니다. 독일에서 BMW의 이미지는 이렇게 확고하게 자리하고 있죠. 매년 독일 전문지가 진행하는 브랜드 이미지 조사 결과만 봐도 이 점은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독일은 자동차 면허학원의 경쟁이 치열하기로 유명합니다. 그렇기에 좋은 차를 가지고 있는 것은 수강생 모집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죠. BMW로 도로주행하는 모습은 독일에서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일부 소형 모델에 후륜구동 방식이 아닌, 공간 활용력이 더 좋은 앞바퀴구동 방식을 적용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독일 내에서 엄청나게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이유도 사람들이 BMW가 주는 재밌는 운전의 가치가 희석될까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BMW는 공간의 활용성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운전의 즐거움을 유지하기 위한 도전에 주저하지 않았고, 양립하기 어려울 거 같은 두 가치를 모두 하나의 자동차 안에 담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방향성은 i4와 같은 전기차에도 그대로 전이되었습니다. 이미 많은 운전자가 증명하고 있고, 많은 전문가가 시승 등을 통해 그 점을 알렸습니다. BMW가 전륜구동 방식을 일부 모델에 적용한다고 해서, 또 전기차 시대가 도래한다고 해서 자신들의 철학을 바꿀 일은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BMW에 사람들이 가장 먼저, 가장 많이 기대하는 것이 바로 ‘운전의 즐거움’이기 때문입니다. 이 기대감은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이고, 그렇기에 그들은 그런 차를 계속해서 만들어낼 것입니다. 오늘도 저는 아우토반에서, 도시에서, 그리고 좁은 시골의 와인딩로드에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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