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W 520i M 스포츠 패키지의 모든 것
-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BMW, 꼼꼼하게 살펴보니 이유가 있다
두 가지 질문을 드릴까 합니다. 첫 번째 질문입니다. 2023년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수입차 브랜드는 어떤 브랜드일까요? 너무 쉬웠나요? 바로 BMW입니다. 지난해 총 7만7,395대를 판매하며 국내 수입차 브랜드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죠.
그렇다면 작년 BMW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과 그 트림은 무엇일까요? 트림까지 맞추려니 조금 어려운가요? 정답은 520i입니다.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무려 1만451대를 판매했죠. 수입차 시장에서 단일 트림 모델만으로 1만 대 이상 판매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1만451대: 7세대/8세대 5시리즈 포함 수치, 8세대 신형 520i는 출시 후 6,000대 이상 판매 중
유독 국내 시장에서 520i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역동적인 움직임과 편안한 승차감이 공존하는 주행 감각과 여유로운 공간, 다양한 편의장비, 혁신적인 디지털 등을 갖춘 5시리즈를 기반으로 가장 합리적인 가격과 안정적인 상품성을 갖췄기 때문이죠. 말로만 들어서는 알 수 없는 법. 520i를 직접 보고 운전하며 매력을 파헤치고 상세하게 리뷰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따라올 준비되셨나요?
◆ 외관
BMW 뉴 5시리즈의 크기는 눈에 띄게 커졌습니다. 이전 세대와 비교해보면, 길이는 95mm 늘어난 5060mm, 너비는 30mm 늘어난 1900mm, 높이는 35mm 높아진 1515mm이며 휠베이스 역시 20mm 길어졌습니다. 이 크기가 얼마만큼 커진 것인지 수치만으로는 체감하기 어려울 거예요. 예를 들어드리죠. 뉴 5시리즈는 2008년에 출시된 7시리즈의 크기에 필적할 만한 수준입니다. 정말 커졌죠?
크기만큼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은 건 앞모습입니다. 더블 헤드램프에 1자형 주간 주행등을 넣었는데요. 이전보다 헤드램프 자체 크기는 줄었지만 그래픽 구성은 화려하게 꾸몄습니다. 그 아래 범퍼와 공기 흡입구는 직선을 활용해 스포티함과 볼륨감도 챙겼네요. 키드니 그릴은 테두리를 굵게 처리해 한층 과감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게다가 키드니 그릴 테두리에는 아이코닉 글로우를 적용해 야간 주행이나 어두운 주차장에서 그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키드니 그릴과 맞닿은 파워 돔 형태의 보닛입니다.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스타일의 보닛이죠. 파워 돔 형태의 보닛은 그동안 BMW M 모델에서만 허락됐었죠. 다부진 근육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은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마치 곧 달려나갈 것 같은 BMW 특유의 스포티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옆모습을 보시죠. 쿠페를 연상시키는 우아한 루프 라인, 긴 보닛과 짧은 프론트 오버행, 날렵한 각도의 A 필러, 도어 속으로 몸을 숨긴 플러시 타입 도어 핸들, 높은 숄더 라인과 뒤로 갈수록 상승하는, 다이내믹한 캐릭터 라인 등이 함께하며 매끈하고 힘있는 모습을 완성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단순히 시각적으로만 높은 만족도를 주는 게 아니라 0.23Cd라는 낮은 공기저항계수를 만들어냈습니다.
재미있는 요소도 들어갔는데요. 키드니 그릴만큼 BMW의 대표적인 디자인이 있죠. 바로 호프마이스터 킨크인데요. 여기에 숫자 5를 각인시켜 5시리즈만의 존재감과 차별성을 더했습니다. 독일식 위트가 꽤 신선하죠?
리어램프는 길고 얇은 두 개의 L자형 차폭등과 중앙에 위치한 편평한 클리어 램프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리어램프와 리어 범퍼 사이에 수평 라인을 가로 질러 한층 더 넓어 보이는 뒷모습을 완성했습니다. 요즘 자동차 디자인의 트렌드인 로우 앤 와이드를 그대로 따랐다고 볼 수 있죠.
시승차는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520i로 헤드램프 하우징 안쪽을 블랙으로 마감하는 M 쉐도우 라인, 크기를 키우고 볼륨감을 더한 디자인의 프론트 범퍼 공기 흡입구, 사이드 스커트와 리어 디퓨저, 블랙 하이그로시 인서트를 더해 기본 모델과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덕분에 더 강렬하고 스포티한 감성이 물씬 나는군요.
◆ 실내
너비와 휠베이스가 늘어난 만큼 실내 공간은 무척 넉넉해졌습니다. 단순히 눈으로 보이는 것뿐 아니라 몸으로도 충분히 느껴질 정도이죠. 움푹 들어간 도어 안쪽 암레스트 디자인이 함께하며 몸으로 체감되는 너비 공간은 눈에 보이는 것 그 이상입니다.
늘어난 휠베이스를 더욱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건 바로 뒷자리 공간입니다. 건장한 성인 남성 셋이 앉아도 충분하며 무릎 공간은 여유롭죠. 같은 세그먼트의 그 어떤 차량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넉넉함이었습니다.
시트에 앉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12.3인치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와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커브드 디스플레이인데요.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고해상도에 선명도 역시 또렷해 시인성이 정말 좋습니다. 그 주위에 펼쳐진 센터페시아는 물리적인 버튼을 최소화했고 앰비언트 라이트를 길게 펼쳐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건 헤드업 디스플레이였습니다. 크기가 크면서도 선명해서 눈에도 잘 들어오며 현재 차 상태를 다각적으로 명확하게 알 수 있었으니까요. 가장 좋았던 건 크루즈 컨트롤을 실행할 때였습니다. 차선을 넘거나 앞차와의 간격을 알려주는 등 주변 상황을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시각적으로 나타내어주니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시승차에 오를 때 눈여겨본 게 있다면 바로 스마트폰 충전 시스템입니다. 스마트폰이 현대인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아이템이 되면서 충전 시스템에 대한 중요도는 점점 더 올라가고 있죠. 먼저 운전석과 조수석 승객을 위한 무선 충전 패드가 1열에 나란히 두 개 설치돼 있고 이외에도 C타입의 충전 단자가 센터콘솔 박스에 위치해 있습니다.
뒷자리에도 센터콘솔 박스 뒤편에 두 개, 1열 시트 뒤에 각각 하나씩, 총 네 개의 C타입 충전 단자를 배치했습니다. 5시리즈 안에서는 충전 때문에 동승자와 다툴 일은 없어 보입니다.
시트는 이전에 비해 더 두툼해지고 폭신해졌습니다. 볼륨감이 살아 있어 몸을 더 잘 잡아주죠. 원래 5시리즈에는 메리노 레더가 쓰이지만 시승차는 비건 레더인 베간자 레더로 둘러 쌓여 있었습니다.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BMW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인데요. BMW는 친환경적인 공법을 거쳐 기존 가죽과 동일한 텍스쳐를 구현해냈습니다.
베간자 레더는 시트뿐 아니라 대시보드, 도어 패널, 스티어링 휠(M 스포츠 패키지의 스티어링 휠은 M 레더 스트어링 휠) 등 인테리어 전반에 활용됩니다. 직접 보고 만져봐도 메리노 레더와 베간자 레더를 구별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만큼 퀄리티가 뛰어나다는 뜻이겠죠?
◆ 디지털
신형 5시리즈를 처음 접하고 놀랐던 건 디지털 분야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티가 역력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신형 5시리즈는 굳이 키를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스마트폰을 키처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여기에 원격 시동도 가능합니다. 게다가 최대 5인까지 스마트폰으로 키를 공유할 수 있어 가족 간은 물론 대리 운전이나 발렛 주차 등을 이용할 때도 간편하면서도 안전하게 디지털 키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12.3인치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와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커브드 디스플레이에 들어간 최신 운영 체제인 BMW OS 8.5는 이전의 운영 체제보다 진일보를 꾀했는데요. 각 디스플레이 내용의 디자인 개선은 물론, 새로운 공조시스템 조작 메뉴, 하위 메뉴에 따로 접속할 필요 없이 운전자가 원하는 기능을 바로 선택할 수 있는 퀵 셀렉트 기능 등 더 직관적인 레이아웃으로 쉽고 편리한 컨트롤이 가능해졌습니다. 개인적인 소감을 더하자면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느낌이 강해, 처음 사용하는 것임에도 이질감이 적고 조작하는 게 아주 간편했습니다.
eSIM 서비스에 가입하면 별도의 스마트 기기 연결 없이 최대 5G 속도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길 수 있으며 유튜브 앱이 내장돼 간편하게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단순 시청에서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만 있으면 게임도 할 수 있는데요. 게이밍 플랫폼 에어콘솔과 협력해 게임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차해 있는 순간에도 또 다른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는 셈이죠. 차 안에 있는 모든 승객들의 시간과 경험을 다채롭게 만들고자 하는 BMW의 노력이 엿보입니다.
◆ 주행 및 편의 사양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시동 버튼을 누르면 떨림이 함께하는 것도 잠시, 내연기관 차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엔진 진동이 느껴지지 않았는데요. 흡사 전기차를 타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가속 페달을 살짝만 눌러도 즉각적인 반응이 이어졌는데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공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네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제동상황과 전기모터의 오버런 과정에서 발생된 에너지를 흡수해 배터리에 저장하고 필요에 따라 저장된 에너지를 사용해 스톱앤고 기능을 사용할 때 부드러운 엔진 시동이 가능하죠. 이뿐만 아니라 최고출력 11마력, 최대토크 2.5kg·m의 힘을 더해 가속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연비에도 상당한 도움을 줍니다.
520i에는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31.6kg〮m를 발휘하는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변속기가 짝을 맞춥니다. 변속기는 사용자의 의도와 교통 상황을 파악해 기어를 오르내리며, 엔진의 힘은 일상에서 무난한 성능을 발휘합니다. 전반적으로 BMW의 자동차를 보면 스포티와 편안함 그 중간에서 절묘하게 줄타기를 하는데 520i는 기본 트림 답게 스포티보단 편안함에 더 가까운 모델이었습니다. 운전대는 가볍고 차체 움직임은 여유로워 장시간 운전해도 피로도가 낮고 쉽게 운전할 수 있었습니다.
프론트 더블 위시본과 리어 5링크로 구성된 서스펜션은 각 파워트레인 특성을 고려해 최적으로 튜닝 되었는데, 시승차인 520i M 스포츠 패키지에는 M 스포츠 서스펜션이 적용됐습니다. 덕분에 컴포트와 스포츠 모드에서의 서스펜션 차이가 명확했으며 개인적으로 컴포트 모드보단 스포츠 모드로 주행 모드를 바꿨을 때의 주행 감각과 승차감이 좋았습니다. 탄탄한 세팅의 서스펜션이 주는 BMW 고유의 맛이 느껴졌거든요.
520i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과 더욱 편리한 주차를 가능하게 해주는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에 이르는 고급 기능들이 기본 적용됐기 때문입니다. BMW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은 다양한 운전 보조 기능으로 피로도를 줄여주고 승객의 안전 확보에도 도움을 줍니다.
가속과 감속을 통해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과 방향지시등 작동에 따라 차선을 바꾸는 자동 차선 변경 기능 및 차선 유지 기능을 이용하면 편안한 주행이 가능함은 물론, 사각지대에 차량이 있는 경우 사이드 미러에 램프를 점등해주는 기능, 앞차 혹은 옆차와의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을 감지할 경우 경고 기능 등을 통해 더욱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죠.
주행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주차 상황에서 파킹 어시스턴트로 주차의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습니다. 트림에 따라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 혹은 파킹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기본 적용되는데 시승차엔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가 적용돼 있었습니다.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에 포함된 후진 어시스턴트 기능은 최근에 전진했던 길을 50미터까지 그대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후진 시 운전대 조작을 도와주며, 차량 주변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서라운드 뷰, 파노라마 뷰, 3D 뷰 기능으로 좁은 공간에 더욱 편리하게 주차 가능합니다.
520i는 안전 장비 또한 착실하게 챙겨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KNCAP(한국 자동차 안전도 평가) 1위, IIHS(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 EuroNCAP(유럽 자동차 안전도 평가)과 ANCAP(호주 신차 안전도 평가)에서 별 5개를 받아 최고의 안전성을 입증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520i의 외관부터 실내, 디지털, 주행 및 편의 장비까지 세세하게 알아봤는데요. 왜 5시리즈, 그 중에서도 520i가 베스트셀링 모델인지 알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새롭게 바뀐 실내외 디자인에 더 똑똑해진 디지털 요소, 한층 여유로워진 공간, 여전히 매력적인 주행 성능 등 모난 부분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520i. 백 번 글과 사진으로 확인하는 것보다 한 번 실제로 만나봐야 520i의 진짜 매력을 더욱더 느끼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가까운 전시장을 방문하여 꼭 한 번 경험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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