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의 영역을 럭셔리로 확장한 BMW의 야심작, XM
도발적인 자동차가 있습니다.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그러면서 강렬하게 시선을 끌죠.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내는 점도 특징입니다. 이런 모델은 잔잔한 호수에 떨어진 돌멩이 같은 역할을 합니다. 때론 판을 흔들며 지각변동을 일으키기도 하고요.
이런 자동차, 자동차 역사에서 종종 돌연변이처럼 튀어나옵니다. BMW M도 그랬을 거예요. 지금이야 익숙하지만, 1970년대에 고성능 세단이라니 도발적이죠. 발칙한 발상과 과감한 시도로 시장을 뒤흔들었습니다. 맞아요. 이런 자동차가 있어야 시장이 재밌어집니다.
최근 도발적인 자동차가 출몰했습니다. BMW XM이에요. 1970년대 M처럼 다시 새로운 M 모델이 2023년 자동차 시장을 자극하네요. XM은 1978년에 등장한 M1처럼 M 전용 모델이거든요. M 50주년과 맞물려 새로운 M 전용 모델을 선보인 셈이죠. 1978의 M1과 2023년의 XM은 시대를 반영해서 또 재밌습니다. 레이스를 고려한 슈퍼 스포츠카 M1과 M의 영역을 확장하는 럭셔리 SUV인 XM은 달라도 너무 다르죠. 특히나 BMW M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기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BMW M 50주년 기념 모델이라서 XM을 주목하는 건 아닙니다. 또 단순히 고성능 모델이라 주목하는 것 또한 아닙니다. 그것만으로 ‘도발적인’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긴 조금 부족하죠. XM은 그런 후광 효과를 걷어내도 그 자체만으로 충분합니다. 다각도로 발칙하고, 다방면에서 강렬합니다. 최근 역동적인 변화를 감행하는 BMW의 강렬한 한 방이랄까요.
XM을 처음 실물로 봤을 때의 충격이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이렇게 중얼거렸어요. ‘이모저모 굉장한 녀석이 나타났다.’ 그 반응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아직 시승하지 않았는데도 그래요. 디자인부터 만듦새, 장르와 방향성만으로도 허를 찌릅니다.
디자인, 강렬합니다. 마치 거대한 바위를 툭툭, 잘라내 만든 석상처럼 웅장하고 단단한 느낌이 가득해요. 가로로 두툼한 키드니 그릴과 날카로운 눈매를 그려낸 주간주행등이 석상에 숨결을 불러 넣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키드니 그릴 테두리와 주간주행등이 빛나면 고대 골렘과 맞닥뜨린 기분이 들 거예요. 그만큼 ‘볼드’한 차체의 긴장감을 전합니다.
긴장감을 증폭하는 과감한 장식도 눈에 띕니다. 키드니 그릴을 감싼 테두리, 기계적 문양이 도드라지는 휠, 상단 캐릭터 라인에서 시작해 윈도 상단으로 돌아오는 옆면의 띠에 금색을 입혔어요. 검정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데, 일단 금색 장식이 도드라집니다.
외관의 견고한 느낌을 유지한 채 세 디자인 요소가 결정타처럼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석상에 박힌 황금처럼 주목하게 한달까요. 과감한 시도예요. 지극히 현대적인 자동차인데 고대 병기 같은 웅장함을 느끼게 하니 신기하죠. 그러면서 다시 미래적 감각으로도 이어지고요.
파격적인 디자인 특징은 또 있습니다. 후면 가운데에 엠블럼이 없어요. 보편적 상식을 깼죠. 대신 상단 양옆에 유리를 세공해서 엠블럼을 새겼어요. 후면 양쪽에 엠블럼을 각각 단 M1 디자인을 오마주했다고 합니다. 앞서 말한 차량 옆면의 금색 띠 장식도 M1에서 영감 받았어요. M1의 디자인 요소를 차용해 새롭게 적용한 셈이죠.
XM 외관을 한 바퀴 돌면서 보면, 언뜻 BMW의 전기차 iX와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면 처리 방식과 여러 외관 요소가 맞물려 완전히 색다른 인상을 전합니다. 그동안 보지 못한 감흥이에요. 낯설게 하면서 고유한 매력을 느끼게 하는 슈퍼 스포츠카 디자인처럼 담대하고 과감합니다. M 전용 모델이기에 가능한 시도일 겁니다.
외관에서 놀란 마음, 실내에선 더욱 커집니다. 다른 방향성으로 또 놀라게 하죠. XM의 실내는, 가히 콘셉트카 수준입니다. 아티스트와 협업한 독특한 콘셉트카가 떠올라요. 종종 브랜드에서 이벤트성으로 아티스트에게 안팎을 꾸며보라고 하잖아요. XM의 실내는 그 정도로 기존 분위기에서 한참 전위적으로 나아갑니다. 새롭게 적용된 커피 색상의 빈티지 레더 시트는 색다른 럭셔리의 느낌을 줍니다. 강렬하고 또 강렬하죠.
특히 뒷좌석에서 느껴지는 감흥이 커요. 1열은 계기반이나 스티어링 휠, 디지털 디스플레이나 기어노브 같은 익숙한 요소가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질감이야 달라도 그동안 봐온 구성입니다. 하지만 뒷좌석은 꾸밀 여지가 많죠. 정말 이렇게 양산했다고? 하며 놀라게 합니다.
뒷좌석에 이름까지 붙였어요. ‘M 전용 라운지’입니다. 굳이 이름까지 붙였다는 건 그만큼 새로운 방식으로 신경 썼다는 뜻이죠. 핵심은 프리즘 구조의 헤드라이너입니다. 그러니까 뒷좌석에서 앉아 바라보는 천장이 독특해요. 프리즘처럼 돌출된 각이 천장을 채우죠. 거기에 LED 라이트를 조명처럼 써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죠. 콘셉트 확실한 라운지 바 같죠.
뒷좌석에 앉으면, 지금까지 경험한 자동차와는 다른 공간성을 선보입니다. 첨단 IT 기술이 아닌, 분위기와 질감으로 색다른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특수 설계한 시트 쿠션은 지극히 부드럽고 포근합니다. 몸이 닿는, 눈이 닿는 곳곳마다 두툼한 가죽을 씌워 고급스러운 질감을 차곡차곡 쌓기도 했죠. 과감한 색까지 고른다면 뒷좌석은 한층 강렬한 인상을 뿜어낼 겁니다.
파격적인 안팎 디자인은 M의 영역을 확장하는 역할도 합니다. 최근 고성능이 럭셔리의 한 요소로도 기능하잖아요. 고성능 자동차가 꼭 트랙에서만 빛나진 않습니다. BMW는 21세기 그랜드 투어링으로서 XM을 선보입니다. 두 번째 M 전용 모델을 SUV라는 형태로 빚은 이유겠죠. M의 영역을 럭셔리로 확장하는 셈입니다.
게다가 파워트레인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입니다. 고성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슈퍼 스포츠카 브랜드도 미래를 고려해 택하는 파워트레인이죠. 여전히 내연기관의 포효를 즐기게 하면서 전기모터의 효율도 챙깁니다. 전기 모드로만 환경부 인증 기준 62km까지 달릴 수 있으니 일상 영역에서 쓰임새가 크죠.
성능 면에서도 둘의 조합은 더욱 빈틈없고 강력한 출력을 보장합니다. 고성능 엔진에 전기모터의 순발력을 더하면 보다 짜릿해지는 경우를, 우린 많이 봐왔으니까요. 합산 최고출력 653마력, 합산 최대토크 81.6kg·m는 부연 설명이 필요한 숫자가 아니죠. XM은 M의 짜릿함을 유지하면서, 럭셔리로 영역을 넓히고, 미래 화두에도 대응합니다. 전천후예요.
이렇게 다각도로 선입견을 깨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는 모델은 흔치 않죠. 그 점이 XM을 더욱 빛나게 합니다. 그래서 더 도발적이기도 하고요. 전에 없는 가치를 선보이는 자동차이기에 소장 가치도 있을 거예요. 나오기만 기다리는 자동차 마니아들은 여럿일 겁니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으니까요. 이제 곧 XM의 실물을 볼 수 있다니, 벌써 가슴이 벅차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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