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같은 운전의 즐거움”...BMW iX가 극찬 받은 이유
유럽에 살며 바뀐 것 중 하나가 바로 콤팩트한 자동차, 운전이 재밌는 소형차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바뀐 결정적 계기는 BMW 1시리즈와의 만남이었는데요. 기계식 수동 변속기에 후륜구동 조합이 만들어낸 운전의 즐거움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1시리즈 덕에 BMW의 다이내믹함에 빠진 저는 이후 3시리즈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원 없이 유럽 전역을 누비고 다녔죠. 지금은 왜건을 타는 중이지만 여전히 운전이 재밌는 작은 차를 사랑하기에 기회가 된다면 클래식 BMW 한 대 장만해 와인딩로드를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렇게 취향이 바뀌다 보니 대세라는 SUV에는 눈이 잘 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SUV에 시큰둥했던 건 아닙니다.
X3 구매 의사가 있던 지인과 함께한 BMW 매장을 찾았을 때 당시 막 출시된 신형 X5에 마음을 뺏겨 오히려 이 차에 대해 상담을 받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원래 목적대로 X3를 구매했지만 그때부터 제 마음속 SUV 1순위는 X5가 됐습니다. 그런데 그 마음을 흔드는 모델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iX입니다.
사실 그간 SUV에 시큰둥했던 건 운전의 재미도 작은 차에 비해 떨어지지만 주차장이 비교적 좁은 편인 유럽에서 큰 덩치가 주는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또 환경적인 부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죠. 다행인 것은 iX는 전기 SUV로 이산화탄소 배출 등 배기가스 부담에서 소비자들을 자유롭게 해줬습니다. SUV에 조금 더 흥미를 느끼게 된 것도 바로 이 지점 때문입니다.
거기에 더해 iX는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양산되기 전 공개되었던 콘셉트카 iNEXT 디자인은 콘센트카이다 보니 조금은 낯설고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공개된 양산 모델 iX는 전면부의 공격적인 느낌이 완화되면서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룬 디자인이 보기 좋았습니다. 기존의 X시리즈와 궤를 같이하면서도 iX만의 미래지향적 디자인은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더 강하게 마음을 끈 건 실내의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질감이었습니다. 요즘 독일에서 가장 핫한 전기차 시승기는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의 수석에디터 알렉스 블로흐의 것입니다. 영상 길이만 1시간이 넘습니다. 아주 촘촘하고 꼼꼼하게 전기차를 분석하는데 여기서 iX는 실내 품질 항목에서 만점에 가까운 별 5.5개(만점 별 6개)를 받았습니다. 단차도 없고, 페인트 품질도 최상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특히 실내 극세사 직물과 크리스털 유리를 응용한 소재의 조합과 다루는 솜씨가 일품이라고 했습니다.
이왕 알렉스 블로흐의 시승기 얘기를 했으니 조금 더 다뤄 보겠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 전기차 시승기 시리즈에서 iX는 별 4.4개를 받아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을 기록했습니다. 덩치 큰 SUV가 갖는 단점(도시 적합도 등)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입니다.
알렉스 블로흐는 트렁크 공간과 다양한 수납공간의 균형감을 만족스러워했고, 주행 역동성도 제원상에 나타난 그 실력 그대로라고 전했습니다. BMW는 iX의 전고를 낮추는 등 공기역학도 고려했는데 역시 전비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iX가 받은 공인 전비는 xDrive40이 313km, xDrive50의 경우 447km입니다. 그런데 유럽에서는 이보다 더 높습니다.
독일에서 가장 신뢰받는 자동차 테스트 중 하나인 아데아체의 에코테스트에서 xDrive50의 경우 최대 610km까지 달릴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섭씨 22도에 맞추는 등, 최대 전비를 끌어내기 위한 조건 하에서 이뤄진 테스트였다는 걸 고려해야겠지만, 그래도 BMW가 애초에 밝힌 값과 거의 비슷했습니다.
그렇다면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의 시승기에서는 어땠을까요? 역시 xDrive50으로 테스트를 했는데 전비 운전 시 540km까지 달릴 수 있었다고 알렉스 블로흐가 전했습니다. 시내와 고속도로, 그리고 국도 등에서 급제동과 급출발, 고속 주행 등이 포함된 주행에 따른 최종 전비는 440km였는데 1월 추운 시기에 나온 결과를 감안하면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독일 운전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와 아데아체 시승기에서 공통으로 iX를 높게 평가한 부분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공간의 활용도가 높다는 점, 주행 소음이 적고 롤링 역시 다른 크고 무거운 모델들에 비해 덜했으며 회피 테스트 능력, 그리고 제동력 등에서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주었다는 점 등입니다. 또 충전 속도도 빠른 편인데 전기차 운전자에겐 이런 점도 간과할 수 없는 긍정포인트가 아닐까 합니다.
아데아체는 iX가 운전자에게 천국 같은 운전의 즐거움을 준다고 평가했습니다. 단순히 민첩한 운전만을 이야기한 것이 아닙니다. 직관적인 조작과 높은 품질, 조용한 실내와 기대 이상의 코너링 능력과 부드러운 주행 질감, 그리고 훌륭한 제동력과 정확한 조향 능력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런 평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필러의 영향을 덜 받는 탁 트인 전방 시야, 그리고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좋은 가독성 등도 운전자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요소입니다. 이처럼 iX는 여러 면에서 매력적입니다. 스타일과 성능의 뛰어난 균형감은 또 어떻고요. 이쯤 되면 매력을 못 느끼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겠죠. 이미 i3를 통해 전기차에 일가견 있음을 보여준 BMW. 그들이 작정하고 만든 iX는 볼수록 매력적인 SUV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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