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7시리즈 역사상 처음으로 투톤컬러를 적용한 까닭
도발적입니다. BMW 신형 7시리즈 얘기예요. 지금 이 시점에 가장 도발적인 자동차를 딱 한 대 꼽으라면 주저할 필요가 없어요. 신형 7시리즈가 바로 떠오르니까요. 단순히 전면 인상의 변화만 말하는 게 아닙니다. 차체 전체 느낌부터 실내 수준까지 가히 도발적인 변화를 감행했죠. 최고급 세단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또렷합니다. 그 길로 가는 과정이 도발적일 만큼 파격적이고요.
이런 신형 7시리즈의 인상을 강화하는 새로운 요소는 또 있습니다. 7시리즈 역사상 처음으로 차체에 투톤 컬러를 적용했다는 점이죠. 투톤 컬러는 상징적입니다. 최고급 세단의 징표로 여겨지죠. 투톤 컬러 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열에 아홉은 롤스로이스가 스쳐갈 겁니다. 투톤은 롤스로이스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자리매김했으니까요. 웅장한 차체를 성벽과 성처럼 보이게 하죠. 그냥 대형 세단과 또 다른 위치로 올려놓기도 합니다.
투톤 컬러는 과거부터 특별함을 드러내는 표식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색과 자동차는 떼놓을 수 없으니까요. 애초 마차시대부터 다양한 색과 문양으로 특별함을 드러냈습니다. 원하는 색으로 칠하면 그만이었죠. 자동차 역시 대량생산 전에는 그 흐름을 이어갑니다. 비스포크의 기본은 색이었어요. 특별한 무언가를 표현하려면 색이 제격이었죠.
그러다가 자동차가 대량생산시대를 맞이하고 검은색이 주류가 됐습니다. 도색기술이 발전하기 전이어서 검은색이 효율적이었어요. 예전에도 주로 쓰던 색이었고요. 색이 다시 날개를 펼치는 시대는 1950년대 이후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시대가 변했으니까요.
어두운 전쟁의 반대급부로 사람들은 화려한 걸 좇기 시작했어요. 자연스레 자동차의 색은 더 화려해지고 다양해졌습니다. 원색이야 당연하고, 분홍색과 금색 같은 과감한 색도 차체를 감쌌죠. 황금색 롤스로이스가 나올 정도니 어련할까요.
특히 투톤 컬러는 더욱 특별했습니다. 일반 모델과 차별화하기 위해 독특한 색을 선택한 만큼 두 가지 색의 조합은 더욱 특별함을 나타내는 방식이 됐죠. 이런 방식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브랜드가 롤스로이스입니다. 롤스로이스가 처음 투톤 컬러를 사용한 브랜드는 아닙니다. 하지만 꾸준히 투톤 컬러를 고수하며 상징성을 쌓은 브랜드는 롤스로이스예요. 롤스로이스를 바라보는 인식처럼 자연스레 투톤 컬러가 최고급 세단의 특징으로 자리매김했죠.
BMW가 그런 투톤 컬러를 신형 7시리즈에 도입했어요. 주목할 수밖에 없죠. 최고급 세단의 징표를 7시리즈에 부여했다는 의미랄까요. 같은 그룹인 롤스로이스와 BMW의 관계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연상 작용이 일어납니다. 모든 면에서 진화한 신형 7시리즈가 영역을 확장하려는 징표일 수도 있겠네요. 절로 투톤 컬러를 적용해온 최고급 세단들과 겹쳐지죠.
여기서 중요한 지점이 있어요. 신형 7시리즈가 롤스로이스처럼 성 같은 차체로 거듭났기에 투톤컬러가 한층 설득력을 얻는다는 점입니다. 단지 투톤 컬러를 적용했다는 시도 이상으로 투톤 컬러가 어울리는 차량으로 바뀌었다는 뜻이죠. 그래서인지 신형 7시리즈에 적용한 투톤은 더 의미심장해요. 신형 7시리즈의 변화는 이렇게 복합적입니다.
투톤 컬러를 적용한 신형 7시리즈는 따로 이름도 있습니다. ‘BMW 인디비주얼 투톤 모델’이에요. 모든 모델에 적용하는 건, 당연히 아니죠. 같은 7시리즈라도 그 안에서 특별함을 더하는 모델로 따로 설정했습니다. 몇 가지 조합으로 투톤 컬러를 선택할 수 있어요. 의외로 다채롭습니다.
우선 루프 컬러를 두 가지 색 중 하나로 선택합니다. 블랙 사파이어와 옥사이드 그레이입니다. 보디 컬러는 다섯 가지예요. BMW 인디비주얼 드라빗 그레이, BMW 인디비주얼 탄자나이트 블루, 아벤츄린 레드, 옥사이드 그레이, 블랙 사파이어입니다. 루프와 보디의 색상이 겹치는 경우를 빼고 각각 조합하면 8가지가 나오네요. 다채롭죠? 어떤 색을 조합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사뭇 달라질 거예요.
이게 끝이 아닙니다. 신형 7시리즈는 외관 디자인이 두 종류예요. 디자인 퓨어 엑설런스와 M 스포츠 패키지로 각기 다른 전면인상을 전합니다. 투톤 컬러 조합에 두 가지 전면인상까지 더하면 경우의 수는 또 늘어나죠.
인테리어 트림까지 생각하면 더욱 복잡해집니다. 신형 7시리즈에는 5가지 인테리어 트림이 있어요. 시트는 메리노-울-캐시미어 조합 시트를 포함 6가지 색상으로 나뉘죠. 게다가 아마로네, 타투포, 울-케시미어 시트를 선택하면 헤드라이너와 플로어, 스티어링 휠 색상이 시트 색상과 다른 투톤으로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쯤 되면 즐거운 고민에 머리가 아플지 모릅니다.
하지만 비스포크란 그런 거죠. 누군가에겐 복잡할지 몰라도 누군가에겐 조합하는 즐거움이 큽니다. 그 가치를 알고, 그 가치를 통해 자신만의 특별함을 찾을 줄 아는 사람이 즐기는 영역이죠. 물론 투톤 컬러와 안팎 조합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새로 만드는 완벽한 비스포크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다채로운 조합으로 자신만의 취향을 더 정교하게 담을 수 있습니다.
인디비주얼 투톤이라는 요소는 롤스로이스가 떠올라도 적용하는 방식은 조금 다릅니다. 신형 7시리즈만의 형태가 있어요. 루프와 보디로 나눠 컬러를 적용한 점은 비슷해요. 하지만 영역이 다릅니다. 롤스로이스는 보통 그릴을 기준으로 보닛 가운데 부분과 루프, 때로 필러까지 투톤 컬러의 경계를 적용합니다. 펜더를 부풀린 클래식카의 형태를 강조한 방식이죠.
반면 신형 7시리즈의 투톤 컬러는 주간주행등 하단에 맞춰 상하로 구분했어요. 해서 옆면을 보면 벨트라인에서 조금 내려온 지점으로 기다란 가로선이 도드라집니다. 색과 색이 만나 강직한 선을 형성했어요. 마치 수면 위로 차체가 살짝 떠오른 것처럼 보이죠. 자연스레 크리스털을 품은 주간주행등이 도드라지고요.
그런 점에서 인디비주얼 투톤이 새로 바뀐 디자인을 더 강조하는 역할도 합니다. 투톤 모델에선 분리형 헤드램프의 강렬함과 차체 옆면의 단단함이 더욱 도드라지니까요. 경계선이 절묘해요.
덕분에 투톤 컬러가 마냥 클래식 요소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한층 참신하고 도발적으로 투톤 컬러를 재해석했달까요. 신형 7시리즈의 강렬한 인상을 더욱 또렷하게 합니다. 이왕이면 투톤을 선택하고 싶어질 정도로. 당연한 반응입니다. 의미와 효과 모두 탐스러우니까요.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어떤 조합의 투톤을 두른 7시리즈가 가장 많이 도로를 누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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