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실한 캐릭터 구축에 성공한 모토라드 F 900 GS 어드벤처
BMW 모토라드는 폭넓은 고객층에 어울리는 GS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GS 시리즈는 멀티퍼퍼스(다목적) 장르에 특화된 모터사이클로 장거리 투어와 비포장도로 주파 능력, 많은 양의 짐을 효과적으로 적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중에서도 최근 주목받는 것이 미들급 라인업인 F 시리즈. 지난 3월 한국에 정식 출시한 2024년형 F 800 GS, F 900 GS와 F 900 GS 어드벤처가 그 주인공들입니다.
BMW는 F 라인업에 속한 F 800 GS, F 900 GS와 F 900 GS 어드벤처를 ‘투어링 엔듀로’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멀티퍼퍼스 장르 안에서도 편안한 장거리 주행과 뛰어난 오프로드 주파 능력이 돋보이는 모터사이클이죠. 실제로 비교해 보면 입문형 G 310 시리즈에 비해 편의성은 강조된 구성이면서, 기함인 R 1300 GS에 비해 무게나 크기의 부담을 줄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입문자부터 경험이 많은 라이더에게 두루 어울립니다. 쉽게 말해 모든 GS 라인업의 장점을 가진 효율적인 구성인 셈이죠.
이번 시승기에서 소개하는 ‘2024년형 F 900 GS 어드벤처’는 미들급 시장에 새롭게 활기를 불어넣을 모델입니다. 가격이나 편의성, 라이딩의 즐거움 등 소비자의 요구에 노련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기본형 F 900 GS와 차이점이라면 23L로 늘어난 연료탱크 용량과 크루즈 컨트롤, 스마트키, LED 헤드라이트 등으로 구성된 ‘라이드 프로 패키지’가 기본으로 달려 최적화된 장거리 주행을 실현합니다.
신형 F 900 GS 어드벤처는 랠리 스타일 모터사이클 분위기입니다. 간결한 프런트 디자인과 날렵한 후면 프레임이 조화를 이뤄 세련되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이죠. 전면부에 장착된 LED 헤드라이트는 하향등을 넓게 조사해 전방 시야 확보에 유리하게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헤드라이트 주변에서 연료 탱크로 이어지는 보디 카울이 단단한 근육을 연상하게 합니다. 신형 F 900 GS의 카울은 배기량에 비하면 날씬한 느낌이지만, 어드벤처의 경우 연료 탱크 용량의 증가로 더 덩치가 큰 느낌이지요.
F 900 GS 어드벤처는 시트 포지션이 인체공학적으로 잘 잡혀있습니다. 키 170~180cm의 라이더가 시트에 앉아서 노면을 두 발로 편하게 지탱할 수 있습니다. 그 상태에서 연료 탱크 위로 자연스럽게 숙이면 공격적인 자세가 절로 취해지죠. 무게를 풋 패그로 모두 싣는 스탠딩 포지션(서서 타는 상태)에서도 허리를 굽혀 차체와 일체감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핸들바, 시트, 풋레스트 등 트라이앵글 구조를 라이더 중심으로 설계해 낮은 풋레스트와 높아진 핸들 바, 무릎으로 홀딩할 수 있는 연료 탱크 형상을 제공합니다.
2단 높이 조절 윈드실드, 컴포트 벤치 시트, 열선 그립 같은 편의 장비는 장거리 투어에서 분명 충분히 활동도가 높은 장비입니다. ‘라이드 프로’ 트림에서는 투어와 비포장 도로를 주행하는데 필요한 고급 장비를 더 갖추게 됩니다. 전용 내비게이션 거치대, LED 안개등, 알루미늄 언더 가드나 엔진 가드, 사이드 패니어(가방) 고정 프레임, 센터스텐드 등이죠. 리어 브레이크 레버를 2단으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게 제공해서 하드 부츠를 신었을 때 좀 더 쉽게 적응할 수 있게 해 준 세심함도 돋보입니다.
풀 디지털 TFT 모니터는 요즘 BMW 라인업의 분위기를 그대로 따릅니다. 핸들 왼쪽 다이얼 형식의 통합 컨트롤 유닛으로 메뉴에 접근하고 다양한 세팅에 쉽게 변화를 줍니다.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전화나 음악을 제어할 수 있고, 라이더 및 텐덤 라이더 헬멧에 달린 블루투스 디바이스를 연결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합니다.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이나 12볼트 소켓과 USB 커넥트 등 편의장비에서 부족함이 없습니다.
F 900 GS 어드벤처에 달린 휠은 크로스 스포크 디자인입니다. 앞 21인치, 뒤 17인치로 기본적으로는 험로 주행까지 고려한 세팅으로 풀이됩니다. 출고 타이어는 브리지스톤 배틀랙스 어드벤처 A41로 가벼운 비포장도로부터 고속 포장도로 주행까지 폭넓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브레이크는 앞이 직경 305mm, 2 피스톤 더블 디스크에 2 피스톤 캘리퍼, 뒤는 직경 265mm 싱글 디스크, 1 피스톤 캘리퍼를 사용합니다. 당연히 ABS는 기본이죠.
F 900 GS 어드벤처의 차체 무게는 219kg 정도로 꽤 묵직합니다. 하지만 낮게 깔린 무게 중심과 긴 휠베이스로 라이더에게 전해지는 부담이 확연히 줄어듭니다.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핸들이 가볍게 느껴지고, 라이더의 시선을 따라 앞머리가 신속하게 반응합니다. 스로틀은 초반부터 힘차게 반응합니다. 레버를 당겼을 때 40~50% 구간에서 확실하게 출력이 나오지요.
2024년형 F 900 GS에 사용되는 엔진은 895cc, 직렬 2기통입니다. 최고 출력은 105마력(77kW). 계기반 기준으로 최대 8500rpm까지 엔진이 회전합니다. 13.1대1 압축비를 사용하지만 배출 가스 기준 유로 5 플러스를 만족시키면서도 엔진 출력과 감성까지 모두 잡아내고 있습니다. 박력 있게 돌아가는 2기통 엔진은 소리와 진동 부분에서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이 엔진이 장점은 수치만으로 표현되지 않습니다. BMW의 장기인 R형 박서 엔진처럼 리드미컬하게 고동감을 선사하며 기분 좋은 감성을 표현합니다. 미들급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메마른 감성이 아니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런데도 고회전으로 움직일 때 감각은 가볍습니다. 특히 저속 토크가 좋아서 막히는 시내에서 운전할 때도 부담이 덜합니다.
스로틀을 빠르게 돌리면 부드럽게 시작해서 강력한 토크가 뒷바퀴로 전해지며 힘차게 가속합니다. 그러면서도 라이더가 딱 기대하는 것만큼 고급스러운 가속 감각을 구현하죠. 본격적인 가속은 4000rpm을 넘어서면서 격렬하게 진행됩니다.
엔진이 공기를 확 빨아들이며 소리도 공격적으로 변합니다. 다이내믹 모드에서 최대 가속을 시작하면, 5000rpm 이상부터 레드존 사이에서 엔진 회전이 갑자기 빨라지듯 합니다. 최대 토크부터 최대 마력이 교차하는 레드존까지 움직임이 드라마틱합니다. 시원한 펀치력을 순식간에 무서운 속력으로 변환시킵니다.
퀵 시프트 기능을 갖춘 6단 변속기는 어떤 구간에서든 부드럽게 변속을 이어갑니다. 각 단에서 기어를 업/다운할 때 모두 자동으로 엔진 회전수를 보정하며 부드럽게 맞물립니다. 변속 레버의 감각이 부드럽게 착착 맞아떨어집니다. BMW가 미들급을 통해 구현한 이런 부분은 실제로는 다른 브랜드의 프리미엄 모터사이클도 구현하지 못한 특징입니다.
신형이 이전보다 진보한 느낌을 주는 부분은 전자제어 장치의 반응입니다. 주행 모드에 따라 코너링 진입, 이후 재가속 때 움직임이 완전히 다릅니다. 전자제어 장비의 도움으로 점진적으로 코너링 한계까지 경험할 수 있고, 또한 자연스럽게 안전장치가 개입해서 위화감도 줄여줍니다. F 900 GS 어드벤처는 확실히 적응하기 쉬운 모터사이클입니다. 그렇다고 한계를 금방 보여줄 만큼 만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물론 비포장 도로에서처럼 전자제어 장치를 대부분 해제했을 때도 뛰어난 균형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벼운 비포장도로에서는 코너링을 시작할 때 핸들바가 주는 감각이 제법 민감한 편입니다. 단단하게 느껴지는 앞뒤 서스펜션 쇼크업소버 세팅은, 라이더의 취향에 따라 언제든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뒤쪽 프리로드와 댐퍼는 전자제어 방식으로 세팅을 변경합니다. 앞은 핸들바 아래, 프론트 포크 상단에 위치한 프리로드 레버를 돌려 조절할 수 있습니다.
주행 모드는 로드, 다이내믹, 레인, 엔듀로, 엔듀로 프로 등 5개. 각 모드는 엔진 반응성과 TCS, ABS의 개입이 극명하게 달라지면서 주행 상황에 대응합니다. 이처럼 F 900 GS 어드벤처는 어떤 주행 환경에서든지 예상 범위 안에서 편안하게 다룰 수 있습니다. 라이더가 긴장하고 모든 것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노면을 따라 스스로 필요한 만큼 접지력을 빠르게 찾아가는 느낌입니다. 앞/뒤 바퀴가 미끄러질 것 같은 불안함보다는 어렴풋이 느껴지는 접지력이 훨씬 강합니다. 그래서 믿음직스럽지요.
더불어 신형 F 900 GS 어드벤처의 캐릭터는 이전보다 확고해진 것 같습니다. 더 이상 1250 GS, 1300 GS의 하위 버전으로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BMW 모토라드가 지난 수십 년간 멀티퍼퍼스 장르에서 GS를 발전시키면서 하고 싶었던 중심 가치를 100% 구현한 느낌입니다. 플래그십 모델의 발전 과정에서는 시도하지 못했던 최적화된 균형을 실현한 것이죠. 그런 관점에서 2024년형 F 900 GS 어드벤처는 GS의 중심을 재정립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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