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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라이프

예술과 축제로 들썩이던 가을, 프리즈 서울 BMW 부스에서 벌어진 멋진 사건

[프리즈서울 스케치] BMW 8세대 5시리즈가 이토록 혁신적인 예술인 이유

 

 

한여름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가을 초입, 서울 곳곳은 제각각 예술이 되곤 합니다. 2022년부터죠? 서울의 9월은 이제 명실상부 프리즈 아트페어의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프리즈 서울은 2022년 가을부터 한국에서 열리기 시작한 아트 페어의 이름입니다. 스위스에서 열리는 아트 바젤과 함께 세계 양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행사죠. 올해로 2년째인데, 서울은 이 메가톤급 아트 페어에 빠르고 완벽하게 적응을 마친 것 같았습니다. 그야말로 서울 전역이 들썩이는 것 같았거든요.

 

 

올해 프리즈 서울은 96일부터 9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습니다. 한남동, 성수동, 삼청동 등의 갤러리와 뮤지엄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개최됐어요. 음악, 패션을 비롯해 서울의 거의 모든 문화와 예술이 전 세계에서 몰려든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졌습니다. 장르를 가리지 않았어요. 도시 전체가 축제였습니다. BMW는 지난 2004년부터 올해로 19년째 프리즈 아트 페어의 공식 파트너로 참여해 왔어요.

 

 

파블로 피카소, 에곤 실레, 앙리 마티스처럼 교과서에서 보던 이름들이 데미안 허스트, 조지 콘도, 제프 쿤스, 앤디 워홀 같은 현대미술가의 작품과 함께 갤러리 부스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BMW 라운지도 자리를 잡고 있었죠. 부스 안에는 곧 출시를 앞두고 있는 흰색 BMW i5가 마치 캔버스처럼 세워져 있었어요.

 

 

2022년 프리즈 서울의 BMW 부스에는 i78시리즈 그란쿠페가 서있었죠? 미디어 아티스트 차오 페이의 작품, ‘퀀텀 가든이 부스를 가득 채우던 장면이 아직도 선합니다.

 

 

1년 사이에 세상은 얼마나 변한 걸까요. BMW가 이번 프리즈 서울을 통해 세상에 공개한 건 i5만이 아니었습니다. ‘일렉트릭 AI 캔버스라는 개념 자체였어요. 올해 10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BMW i5의 바디 자체를 거대한 캔버스로 활용한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미디어 아트 작품을 차 위에 투사하는 식으로 끝내려는 전시가 아니었어요. AI를 활용한 몰입형 현장 예술이었습니다.

 

 

설명이 좀 어렵죠? 약간의 이해를 위해서는 일단 이 시각적 충격이 아티스트와 AI의 합작품이라는 사실을 먼저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총 여섯 명의 현대미술가가 참여했어요. 에스더 마흘란구, 코헤이 나와, 에릭 N. , 구지윤, 빈우혁, 정수정의 작품을 재료 삼았습니다. 제가 재료 삼았다고 말한 이유가 있어요. 현대 미술과 기술에 대한, 무척이나 흥미로운 접근이었습니다. 한 번 들어보세요.

 

정수정 작가 작품

 

일단 이 여섯 명의 작품을 AI가 학습했습니다. 화풍을 학습했다고 해야할까요? 스타일을 배웠다고 해야할까요? 아울러 지난 900년의 미술사에 걸친 약 5만 점 이상의 이미지를 또한 학습했다고 합니다. 관람객들이 현장에서 볼 수 있었던 이미지는 그 둘의 조합이었어요. 미술사를 관통하는 아티스트들의 작품과 현대미술가 개인의 스타일적 융합. 그야말로 과거의 역사와 현대가 BMW i5 위에서 인공지능 기술에 의해 재창조되어 섞여 있었던 거예요. 애니메이션은 그 결과물이었습니다. BMW는 이 형식을 인공지능 생성 애니메이션이라는 단어로 설명했어요. 크리에이티브 기술 전문가 네이선 쉬플리와 게리 예가 만든 것이었습니다.

 

구지윤 작가 작품

 

알쏭달쏭하죠? 그렇다면 이 작품은 누구의 작품일까요?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현대 미술가 개인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AI가 만들었으니 미술가의 자아는 개입할 틈이 없었을 거라고 잘라 말할 수 있을까요? 미술사를 관통하는 5만점의 작품을 학습해 섞었으니 지금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그 모든 예술가, 흘러갔지만 여전히 위대한 과거와의 협업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에스더 마흘란구 작가 작품
빈우혁 작가 작품

 

이런 고민에 빠져 있는 사이 눈앞을 스쳐가는 이미지는 과연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습니다. 각각의 미술가가 지금껏 쌓아 올린 성취 같기도 했고 눈에 익어 있는 어떤 명작의 흔적이 스쳐가기도 했어요. 생전 처음 접하는 이미지이기도 했는데 동시에 익숙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있는 것을 기반으로 완전히 새로워진 어떤 혁신을 접하고 있는 현장이었어요.

 

에릭 N.맥 작가 작품
코헤이 나와 작가 작품

 

그러다 이 혼란을 정의하려는 시도 자체를 멈추기로 했습니다. 과거면 어떻고 현대면 어떤가요. BMW가 보여주는 이 작품들은 그 모든 흐름 위에서 다만 시간처럼 흐르는 것 같았습니다. 어쩌면 그래서였을 거예요. 이 작품의 형식이 애니메이션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 말이죠. 고정된 이미지로는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어떤 깨달음을 표현할 수 없었을 겁니다.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것. 끊임없이 흐르는 것. 그래서 모든 순간 새로울 수 있는 것. 그 자체로 예술의 의미를 깊이 전달하는 것 같았어요.

 

5 시리즈 1세대
5 시리즈 8세대

 

오는 10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BMW i5가 이 작품의 캔버스로 나선 것 역시 그런 맥락 위에서 정확했습니다. 이번 5시리즈는 무려 8세대를 거쳐 진화한 결과물이거든요. 시작은 1972년이었습니다. 이후 쉼없이 진화를 거듭해 완벽에 완벽을 기해온 역사적 세단이죠. 1972년부터 반세기를 넘어 2023년까지 온 역사의 흐름 위에, 또렷한 현재로서 8세대 5시리즈가 존재하는 셈입니다. 게다가 i5는 전기차예요. 그야말로 역사와 미래의 조합인 셈이죠. 지난 900년의 미술사를 학습한 후 현대 미술가의 작품을 조합해 애니메이션으로 완성한 AI의 작품처럼 말예요.

 

 

프리즈 서울 현장의 관람객들은 이 모든 해석을 감정 그 자체로 받아들였을 겁니다. 가만히 서있는 흰색 i5의 조형적 도도함 위에 매우 높은 밀도로 상영하던 인공지능 애니메이션은 그 자체로 강렬한 경험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몰입형이라는 단어가 가능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각기 다른 여섯 명의 개성이 i5의 바디 위에 상영되는 시간동안 사람들의 시선은 그저 고정돼 있었거든요.

 

 

그러고보면 BMW와 함께하는 순간들은 늘 비슷한 정도의 몰입을 약속해온 것 같습니다. 예술을 후원하며 프리즈 서울과 함께할 때는 물론, BMW가 만든 자동차들을 운전하는 모든 순간의 경험도 몰입과 재미 그 자체이기 때문이에요.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에 힘을 주고, 저 앞에 있는 첫 코너를 탈출하기 위해 스티어링 휠에 살짝 힘을 주는 순간. 그 찰나의 반응에도 깊은 인상과 쾌감을 약속하는 게 BMW의 운전 경험이니까요.

 

 

2023년 가을, 프리즈 서울에서의 BMW는 또 하나의 세상을 열었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뒤섞고 인간과 인공지능을 융합하는 방식으로 하나의 작품으로 구현했어요. 예술은 이렇게 넓은 세계관을 포용할 수 있다는 사실, 기술과 예술은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현장이었습니다. 이 모든 도전 뒤에 오는 10월 출시를 앞둔 8세대 5시리즈, BMW i5가 있었어요. 예술과 축제로 들썩이던 서울의 가을, 프리즈 서울 BMW 부스에서 벌어진 멋진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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