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파괴적 새로움, BMW 신형 M2 쿠페를 타고 달리는 기분
어떤 자동차는 우리를 미치게 합니다. 즐기고 선망하며 마침내 갖게 만들죠. 이런 차를 타고 달릴 때의 기분은 다른 어떤 탈 것에서는 느낄 수 없습니다. 바로 그 운전석이 아니면 느낄 수 없고, 아무리 운전해도 질리지 않고, 영원히 도전해도 정복할 수 없을 것 같은.
BMW M2에는 그렇게 까마득한 재미와 쾌감이 잠들어 있습니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느낄 수 있습니다. 얼굴에는 미소가 돌기 시작하죠. 오늘은 어떤 길이라도 빠르고 재미있게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차오릅니다. 어쩌면 첫 번째 코너에서, 어쩌면 처음으로 만나는 직선주로에서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는 그 순간일 겁니다. 감각적으로 알게 되는 거예요. 아, 나는 이 차와 헤어질 수 없겠구나. M2와 함께라면 영원히 늙지 않겠구나.
BMW M2가 완전히 새로워졌습니다. 2016년 출시한 1세대 M2에 이어 2세대로 진화했어요. 디자인도 달라졌습니다. 애초에 같은 라인업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새로운 디자인 언어예요. 놀라운 수준입니다. 1세대가 흐른다면 2세대는 우뚝합니다. 1세대가 물이었다면 2세대는 건축 같아요. 1세대의 날카로움을 2세대에서는 견고한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켰습니다.
2세대 M2를 볼 때 어쩐지 화려함이 부족한 듯 느껴진다면 그건 키드니 그릴의 크롬이 사라졌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뾰족했던 예각들과 널찍하게 퍼지는 둔각들은 하나 같이 직각에 가까운 선으로 바뀌었어요. 더 차분해 보입니다. 담백해 보이죠. 누군가는 좀 심심하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1세대 M2를 좋아하던 사람들은 좀 낯설게 느낄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이거야말로 ‘BMW다움’을 보여주는 행보 아닐까요? BMW의 디자인은 늘 이런 식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견고하게 쌓아올린 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면서 한층 더 견고한 다음 세대의 성을 쌓아왔어요. 이윽고 눈에 익은 아름다움을 스스로 탈피하면서 다음 세대의 아름다움에 다시 도전해 왔습니다. BMW는 그런 방식으로 시장에 놀라움을 던져 왔죠. 낯선 시기를 지나, 수긍과 인정을 넘어 다시금 안정적인 아름다움의 영역으로 접어드는 겁니다. 그걸 아는 사람들에게는 그래서 더 절박한 애착일 거예요. 게다가 M2 같은 고성능 콤팩트 쿠페를 BMW처럼 만드는 회사는 존재하지 않거든요.
2세대 M2는 M3, M4에 쓰는 그 엔진을 같이 씁니다. 3.0리터 직렬 6기통 트윈파워 터보죠. ‘실키 식스’라는 별칭으로 저명한 바로 그 엔진이에요. 그 멋진 엔진의 넘치는 힘을 이렇게 콤팩트한 차체가 받아냅니다. 이번 M2가 내는 최고출력은 460마력, 최대토크는 56.1kg.m인데요, 1세대 M2 컴피티션보다 무려 50마력이나 높아졌습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4.1초. 최고속도는 시속 250킬로미터입니다.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롭고, 힘이 넘치면서도 예리합니다. 이렇게 극단적인 단어가 이토록 자연스럽게 충돌하면서 어우러지는 고성능 쿠페는 M2 뿐이에요. 이런 사이즈에서 이렇게 공격적이면서도 날카로운 힘을 뽑아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BMW는 그걸 해내는 거의 유일한 회사죠.
따라서 M2를 운전하는 시간은 그 자체로 고유하고 유일합니다. 운전 말고 다른 것들은 잊게 만드는 마력이 있어요. 가속페달을 발로 차듯이 밟았을 때 2단씩 내려가는 기어, 그럴 때 맹렬하게 흥분하는 엔진, 그 기세로 다시 뛰쳐나가면서 다시 변속이 시작될 때의 결속감 같은 건 하루 종일 느끼고 싶었습니다.
스티어링 휠에는 빨간색 M1, M2 버튼이 있어요. 이 버튼을 누르면 운전자의 취향에 맞게 미리 맞춰 놓은 세팅값을 만날 수 있습니다. 스티어링 휠은 컴포트와 스포츠, 브레이크의 감각도 컴포트와 스포츠로 조절 가능합니다. 이 다양한 조합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세팅 두 가지를 골라 M1 버튼과 M2 버튼에 저장해두고 원할 때마다 호출하는 거예요. 엔진과 서스펜션, 스티어링 휠의 감각과 브레이크를 각각 2단계~3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요. 엔진과 서스펜션의 경우, 평소에는 각각 이피션트 모드와 컴포트입니다. 취향에 따라 스포츠와 스포츠 플러스를 선택할 수 있어요.
센터 터널에는 M모드 버튼이 있어요. 이 버튼을 통해서는 각각 로드, 스포츠, 트랙 모드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로드 모드에서도 이미 충분한 힘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또 다른 차원의 M2를 만날 수 있어요. 트랙 모드에 진입하기 전에는 M2가 경고합니다. 트랙 모드를 공도에서 실행시키지 말라는 당부가 오너의 마음을 한층 달아오르게 만들어요.
인테리어는 최신 BMW의 언어를 그대로 따릅니다. 게다가 M 스포츠 시트가 몸을 단단하게 잡아주죠. 시트, 스티어링 휠에서는 M을 상징하는 하늘색과 파랑, 빨강으로 촘촘하게 완성한 스티칭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시보드와 센터터널에서는 카본 섬유 디테일을 만날 수 있어요. M2의 지붕도 카본 섬유로 만들었습니다. 무려 6kg의 중량을 덜어냈죠. 기어봉에 있는 버튼을 통해서는 변속 시점을 세 단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엔진의 흥분 정도를 오너의 구미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거죠.
대시보드 위에는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진입할 수 있는 다양한 메뉴들 중에는 M 드라이브 프로페셔널 패키지도 있어요. 이 메뉴를 통해서 M 드리프트 애널라이저와 M 랩타이머를 만날 수 있습니다. M2의 오너가 되었다면 제발 그냥 ‘운전’만 하지 말라는 BMW의 당부예요. 도전하고, 가다듬고, 스스로 익숙해지면서 어떤 목표들을 성취하라는 뜻입니다. 운전을 이동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데 머무르지 말고 재미와 스릴은 물론 스포츠의 영역까지 도전하기를 바라는 거예요.
어떤 자동차는 소유하는 순간 오너의 라이프스타일을 다시 정의합니다. 출퇴근 길의 의미를 바꾸고, 주말의 루틴을 새로 설정하게 만들어요. BMW M2가 바로 그런 차입니다. 디자인과 성격, 다양한 기능과 걸출한 성능,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성격으로 당신의 일상을 채우기 시작할 거예요. BMW M2가 이렇게 새로워졌습니다. 이제 당신의 일상이 새로워질 시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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