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스포츠 세단의 독주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스포츠 세단은 잘생긴 외모와 완벽한 피지컬, 운전자를 시종일관 즐겁게 만드는 능력까지 모두 겸비한 차를 말합니다. 어느 한 부분 부족하지 않고 알찬 구성과 완성도로 균형감이 상당하죠. 그래서 운전을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탑승자 전원에게 깊은 만족을 전달합니다. 다양한 형태의 차들이 나와도 오랜 시간 스포츠 세단이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BMW 3시리즈는 스포츠 세단의 정석과 같은 차입니다. 교과서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탄탄한 기본기를 가지고 정확한 답을 이끌어내기 때문인데요. 비슷한 성격을 지향하는 무수히 많은 차들이 나와도 3시리즈는 줄곧 정상 자리를 지키며 앞서 나갔습니다. 1975년 이후 세계적으로 1,700만대 이상 판매된 명불허전 기록이 이를 증명하죠.
3시리즈는 오직 자신과의 싸움을 거듭하며 조금의 약점도 허용하지 않는 완성도를 보여줬습니다. 부분변경으로 돌아온 신형도 마찬가지입니다. 더욱 합리적인 가격과 알찬 편의 및 안전품목을 갖고 있는 320i야말로 3시리즈의 기본기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이라고 생각 드는데요. 그래서 직접 시승하며 차의 매력을 살펴봤습니다.
외관은 한 눈에 봐도 잘 달릴 것처럼 생기지 않았나요? 그만큼 세련된 얼굴이 단번에 BMW임을 알 수 있습니다. 샤프하게 다듬은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 유광블랙으로 감싼 적당한 크기의 키드니 그릴, M 스포츠 패키지가 들어간 범퍼의 모습까지 매우 젊고 역동적입니다.
옆은 굵직한 캐릭터라인을 비롯해 세단 특유의 디자인이 돋보입니다. 살이 얇은 18인치 휠과 파란색 브레이크 캘리퍼를 보고 있으면 ‘멋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또 사이드미러 아래와 유리창 주변을 전부 유광 블랙으로 감싸 선명한 인상을 자아냅니다.
뒤는 조각을 지어놓은 투톤 범퍼와 직경을 10㎜ 늘린 테일 파이프 합이 뛰어납니다. 면적을 키운 디퓨저로 멋도 부렸어요. 반면 처음부터 균형감이 좋았던 테일램프와 트렁크 주변은 바꾸지 않았어요. 이 역시 매우 칭찬받는 부분이에요.
실내는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압권입니다. 분위기를 매우 젊고 세련되게 바꿔주는데 12.3인치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와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해 보는 맛도 좋습니다. 휘어진 각도와 함께 플로팅 타입으로 마련돼 미래지향적인 느낌은 덤으로 챙겨갈게요. 화면 안을 꾸미는 인포테인먼트 및 UI구성도 환상적인데요. 가장 최신의 BMW 시스템이라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그래픽이 바뀌는 과정이나 표현방식, 연동성도 뛰어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어 내 차로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면 이보다 완벽한 비서는 없을 듯해요. 이 외에 센터페시아는 버튼 수를 최소화한 대신 중앙 스크린에 각종 기능을 통합하고 음성 인식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센터터널은 토글형 기어 셀렉터를 적용해 한결 단정해졌고 시동 및 오토홀드, 주행 모드 등 주행에 도움을 주는 버튼들로 가득합니다. 손에 쥐는 맛이 좋은 두툼한 스티어링 휠과 패들 시프트를 보면 당장 가속페달을 밟고 달리고 싶은 욕망도 끓어오릅니다. 또 크기가 커진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선루프, 전동트렁크 등 우리가 필요로 하는 기능은 아낌없이 들어있습니다.
2열은 적당한 공간을 바탕으로 우수한 착좌감이 일품입니다. 허벅지 안쪽과 도어 바깥 부분까지 감싼 가죽 덕분인데 몸에 닿는 느낌을 키우고 기울어진 각도도 절묘해 쾌적한 이동을 돕습니다. 전용 송풍구와 공조장치 버튼, USB 충전 포트 등 필요한 편의 품목도 아낌없이 넣었죠. 트렁크도 차 급을 생각하면 부족함이 없습니다. 여기에 2열 분할 폴딩도 가능해 적재 활용도를 키웠습니다.
커다란 보닛에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0.6㎏·m를 발휘하는 BMW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이 들어있습니다. 이와 함께 8단 자동변속기와 뒷바퀴 굴림 방식이 조화를 이뤄 힘을 땅에 전달합니다. 일반 컴포트 모드에서는 차분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일품입니다.
가속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도심 속 원하는 속도에 금세 차를 올려놓습니다. 엔진회전 질감이 좋아서 속도 바늘이 올라가는 상황에도 불필요한 사운드나 변속 느낌, 엔진이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는 상황을 인식하기 힘듭니다. 소리 없이 강하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 같네요.
중속을 넘어가면 3시리즈가 갖고 있는 고속안정성이 빛을 발휘합니다. 세단이 줄 수 있는 낮은 무게중심과 정교한 하체세팅이 어우러져 바닥에 바짝 붙어 내달립니다. 바닥소음과 풍절음은 거의 들을 수 없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며 강하게 뻗어나갈 뿐입니다. 분명히 빠른 속도인데 무섭지 않고 오히려 편안함이 먼저 다가옵니다.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입니다.
굽이치는 길에서는 3시리즈가 갖고 있는 스포츠 세단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스포츠모드를 적극 활용했는데요. 나긋나긋하며 젠틀한 성격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가죽 재킷을 입은 상남자로 변모했습니다. 후련하게 속도 바늘을 꺾고 엔진회전수도 부쩍 뛰어올랐죠. 뒤에서는 매콤한 배기 사운드도 터집니다. 그리고 차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뻗어 나가며 속 시원한 가속감을 전달합니다.
파워트레인과 합을 맞추는 각종 세팅도 뛰어난데요. 핸들링 반응은 BMW 특유의 유연하면서도 정확한 모습을 보여주며 담백하게 차의 방향을 바꿉니다. 여기에 서스펜션은 적당히 탄탄한 감을 바탕으로 바닥을 움켜쥐고 노면 대응력을 높입니다. 3시리즈 전매특허인 낮은 무게 중심과 균형 잡힌 앞뒤 배분까지 조화를 이루며 유쾌한 드라이빙을 구현합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코너에 진입할 수 있고 반대로 탈출 시에는 묵직하게 뒤를 눌러주면서 안정적으로 따라오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시너지 효과를 더하며 각각의 기능들이 모여 민첩하고 안정적인 주행 실력을 보여 줍니다. 차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운전하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가득하고 즐거움으로 물든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320i에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유지 어시스트, 충돌 회피 조향 어시스트 등으로 이뤄진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들어갑니다. 구현 과정이 자연스럽고 사용할수록 유용한 기능인데요. 이와 함께 BMW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실시간 차의 움직임과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서 더욱 편리했습니다. 도로 위 여러 변수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차에 대한 믿음을 키우는 중요 요소가 됩니다.
스포츠 세단의 기틀을 다진 3시리즈는 여전히 왕좌의 자리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팬을 거느리고 언제나 그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더 진보된 차를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역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형 3시리즈는 더 완벽하게 무르익은 모습입니다. 부족함이 보이지 않고 더욱 선명하게 정체성을 확립합니다. 더욱이 320i는 이상적인 파워트레인과 알찬 구성, 합리적인 가격까지 모두 흡수해 팔색조 매력을 드러냅니다. 숫자 3이 주는 힘은 강력하고 견고하며 BMW 스포츠 세단의 독주는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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