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대표 모델 320i vs 420i, 당신의 취향은?
- BMW 320i와 420i, 무엇이 같고 어떤 게 다른지 따져봅니다
자동차 제조사들에겐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설명할 수 있는 대표 모델이 있습니다.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에게는 작고 잘 달리는 콤팩트 세단이, 오랜 전통과 가치가 높은 브랜드는 중후한 대형 세단이 대표적인 예죠. 모험, 오프로드를 강조하는 브랜드는 듬직한 SUV를 전면에 내세우기도 합니다.
BMW에게도 이런 모델이 존재하는데요. 바로 콤팩트 세단의 교과서로 불리는 3시리즈와 이를 바탕으로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채택한 4시리즈입니다. 정통적인 스포츠 세단의 기준으로 불리는 3시리즈는 설명이 필요 없는 베스트셀링 모델이기도 하죠.
반면 4시리즈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다 뚜렷하게 보여주는 모델입니다. 남들과는 다른 선택, 과감한 선택이 필요한 순간 1순위로 추천되는 주인공이기도 한데요. 두 모델은 플랫폼부터 파워트레인까지 다양한 부분을 공유하는 형제 모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늘 경쟁하는 관계이기도 하죠.
3시리즈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가진 콤팩트 세단입니다. 지난해에만 총 6,235대(카이즈유 기준)가 판매됐고, 올해 11월까지 집계된 판매대수는 4,761대입니다. 3시리즈가 이처럼 뛰어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50년 가까이 이어져온 탄탄한 배경에 있습니다. 지난 1975년 1세대 등장 이후 현행 7세대까지 발전을 거듭해 온 3시리즈는 디자인, 주행 성능, 고급스러움, 실용성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매 세대마다 동급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320i의 경우 두 차례의 페이스리프트(LCI)를 거치면서 더욱더 뛰어난 상품성으로 무장했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스포티한 멋까지 살린 실루엣은 세단의 ‘정석’이라고 불릴 만큼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뒷바퀴굴림의 전형적인 프로포션인 보닛이 길고 트렁크가 짧은 자세는 활시위가 팽팽하게 당겨진 호프마이스터킥과 함께 언제든 달려 나갈 준비를 마친 이미지를 전달하죠.
3시리즈와 함께 국내에 상륙한 새로운 4시리즈의 LCI버전은 3시리즈의 형제 모델이라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다른 이미지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습니다.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비롯해 많은 요소에서 DNA를 공유하는 모델이지만 겉모습만 봐선 공통점을 찾기 힘들 정도로 다른 매력을 어필하고 있는데요. 현행 4시리즈는 지난 2019년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당시에는 과감한 전면부의 디자인으로 낯설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지금은 4시리즈만의 아이덴티티로 확실히 자리 잡은 모습이죠.
후륜구동 스포츠 세단의 정석인 3시리즈가 차체의 완벽한 밸런스를 뽐낸다면, 4시리즈는 눈을 뗄 수 없는 디자인 차별성을 온몸으로 뿜어냅니다. 한눈에 봐도 늘씬한 자태는 남녀노소 시선을 사로잡게 만들죠. B필러를 지나 자연스럽게 트렁크 리드까지 떨어지는 쿠페 라인은 3시리즈가 갖지 못한 4시리즈만의 매력 포인트인데요. 이러한 디자인 덕분에 4시리즈는 트렁크 입구를 크게 설계할 수 있어 SUV 못지않은 넓은 실용성을 자랑합니다.
3시리즈와 4시리즈는 전혀 다른 생김새를 가졌지만 인테리어만큼은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한눈에 봐도 BMW 패밀리임을 알 수 있는 디자인을 갖추고 있죠. 3시리즈와 4시리즈 모두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된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됐습니다.
점점 스마트해지는 자동차의 발전 속에서 대형 디스플레이는 피할 수 없는 요소지만 BMW는 그 속에 담긴 콘텐츠도 충실하게 담아냈죠. 최신 OS 8.5가 적용된 3시리즈와 4시리즈는 물리 버튼을 최소화한 심리스 콘셉트를 적용해 한결 깔끔한 레이아웃을 완성했습니다. 센터콘솔 아래에는 주행에 필요한 버튼들을 가지런히 모아 운전자의 편의성도 놓치지 않았죠.
보닛 아래 숨겨진 파워트레인은 320i, 420i 모두 2.0리터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이 들어갑니다. LCI 버전을 통해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까지 겸비한 효율 좋은 엔진이죠.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31.6kg·m를 발휘하는 만큼 일상에서의 힘 부족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가 더해져 고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속도를 올릴 수 있는 만큼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파워트레인이죠.
보다 높은 효율을 원한다면 같은 배기량의 디젤 엔진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고성능을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M 배지가 붙은 모델까지 선택지가 다양하죠. BMW가 자랑하는 직렬 6기통 3.0리터 M 트윈파워 터보 엔진이 장착된 M440i의 경우 최고출력 392마력, 최대 토크 55.1kg·m를 발휘합니다.
3시리즈와 4시리즈는 세단과 쿠페 외에도 다양한 라인업을 자랑합니다. 3시리즈의 경우 SUV와 세단의 장점만을 섞은 투어링 모델이 존재하는데요. 3시리즈 투어링은 기본 적재 용량 500리터, 2열 시트를 접을 시 최대 1510리터에 달하는 넓은 공간을 자랑합니다. 특히 키가 큰 짐까지 넉넉하게 실을 수 있어서 세단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완벽히 보완되기까지 하죠. 요즘은 캠핑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분들이 많아져서 투어링의 인기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4시리즈의 라인업은 좀 더 풍성합니다. 세단과 쿠페를 합친 그란 쿠페 외에도 문짝이 두 개 달린 정통적인 쿠페와 오픈에어링이 가능한 컨버터블까지 존재하죠. 운전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라인업인데요.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낭만을 잃지 않은 모델로도 볼 수 있습니다.
4시리즈에는 전기차도 있습니다. 한번의 충전으로 최대 429km까지 주행 가능한 i4 eDrive40모델부터 시작해 듀얼 모터를 탑재한 544마력의 i4 M50 모델까지, 총 2가지 전기차 모델이 있죠. 세단과 쿠페, 그란쿠페부터 전기차까지, 4시리즈는 선택의 폭이 굉장히 넓습니다.
3시리즈와 4시리즈는 같은 뿌리를 둔 형제이면서도 서로 다른 매력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과 차의 용도에 따라 선택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분명한 건 3시리즈를 선택하든 4시리즈를 선택하든 후회 없는 BMW 카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