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모델명 읽는 법을 명쾌하게 정리해드립니다!
- 파워트레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BMW의 모델들
- 복잡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논리 정연하고 과학적인 BMW만의 작명법
BMW의 세부 모델의 가짓수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차체 형태, 크기, 파워트레인, 굴림- 방식 등 여러 요소들을 조합해서 다양한 모델을 만들어내기 때문이죠. BMW 라인업은 엔진의 종류와 출력 차이에 따라 세분화됩니다.
엔진의 종류에 따른 구분
엔진의 종류는 내연기관, 전기로 구분되며 그 사이를 메우는 하이브리드로 나뉩니다. 내연기관은 다시 가솔린과 디젤로 구분되고, 전기는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는 일반형과 외부 충전 기능을 갖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 갈라지죠. 다만 유의할 점은, BMW의 하이브리드는 PHEV 방식으로만 나옵니다.
BMW는 동력원을 모델명에 알기 쉽게 표현하므로, 종류가 많아도 헷갈릴 일은 없습니다. i는 가솔린의 분사 방식을 뜻하는 injection의 약자입니다. 과거에 카뷰레터 방식에서 분사식으로 바뀔 때 붙였다고 하죠.
디젤은 diesel의 d,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e, 전기차는 혁신을 뜻하는 innovation의 i로 표시합니다.
i는 두 종류이지만 이 또한 구분하기 쉽습니다. 뒤에 붙으면 가솔린, 앞에 붙으면 전기차이죠. 5시리즈를 예로 들어보면 520i(가솔린), 523d(디젤), 530e(플러그인 하이브리드), i5(전기차)식으로 표시됩니다. 구분하기 쉽죠?
출력에 따른 구분
이제 힘의 정도에 따라 구분해보겠습니다. 내연기관 모델은 엔진 배기량에 따라서 출력이 달라지고, 배기량이 같아도 세팅에 따라 출력에 차이가 납니다. 전기차의 경우에도 각 모터의 출력이나 개수에 따라 전체 출력이 달라지죠.
힘의 정도에는 M이라는 한 가지 요소가 더 들어갑니다. M은 BMW의 고성능 모델을 가리키죠. 일반 모델보다 성능을 강화한 특별한 모델입니다. 출력뿐만 아니라 서스펜션이나 핸들링 등 성능 전반에 걸쳐 역동성을 극대화하죠. 5시리즈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가솔린은 520i, 530i, 540i, M5 순서로 힘이 세고요. 하이브리드는 530e와 550e로 나뉘고 전기차는 i5 eDrive40, i5 M60으로 구분됩니다.
내연기관 모델의 앞자리 5는 차급을 나타내고, 뒤에 두 자리는 성능 지표입니다. 과거에는 배기량을 표시해서 2.0L이면 20, 3.0L이면 30 이런 식으로 표시했습니다. 배기량과 숫자가 딱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죠. 그런데 점차 작은 배기량으로도 큰 힘을 내는 엔진 다운사이징이 보편화되면서 배기량으로 성능을 나타내기가 모호해졌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BMW는 숫자 두 개를 쓰는 방식은 그대로 두되 배기량 급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바꿨습니다. 일종의 가상 배기량인 셈이죠. 520i는 2.0L 엔진으로 190마력 힘을 냅니다. 숫자와 배기량, 힘의 정도가 맞아떨어지는 모델이죠. 하지만 530i는 배기량은 2.0L이지만 3.0L 엔진에 해당하는 258마력 힘을 내므로 30이라는 숫자를 붙입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과 사뭇 다릅니다. i5처럼 i가 앞에 붙고 뒤에 차급을 나타내는 숫자 하나만 붙이죠. 그리고 i5 eDrive40처럼 그 뒤에 타 정보들을 표시합니다. i5 eDrive40에서 eDrive는 전기모터가 하나 달린 후륜구동 방식임을 나타냅니다. 앞뒤에 전기모터가 달린 모델은 내연기관 사륜구동과 마찬가지로 xDrive로 적죠.
eDrive라는 구동방식 뒤에 적힌 40은 배기량 4.0L에 해당하는 힘을 나타냅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도 뒤에 붙는 숫자는 내연기관과 같은 원칙을 따르죠. i5 M60은 고성능 모델이고 배기량 6.0L에 해당하는 힘을 냅니다.
M은 고성능 모델입니다. 슈퍼카 수준으로 역동성을 극한으로 키운 차량이죠. 고성능 M 모델명은 ‘M+차급 숫자’ 형식으로 표시합니다. M2, M3, M4, M5 이런 식이죠. SUV 계열인 X 라인업의 경우에는 X3 M, X4 M, X5 M 등으로 표현합니다.
‘어, 그것 말고도 M이 있던데’ 라고 생각하는 분이 분명 계실 겁니다. 맞습니다. M의 종류는 사실 더 많죠. 앞서 말한 ‘M+차급 숫자’ 모델은 MHP(M High Performance) 모델에 해당됩니다. 진짜 극한 역동성을 추구하는 모델이죠. 그 외에도 MPA(M Performance Automobile)가 있습니다. 고성능을 지향하면서도 일반 모델과 MHP 사이를 메우는 모델이죠. 굳이 MHP 성능까지 필요하지는 않지만 BMW의 역동적인 특성을 조금 더 깊이 누리고 싶은 고객에게 제격입니다.
MPA 모델은 M240i, M340i, M850i처럼 일반 차 이름 앞에 M이 붙습니다. X 라인업의 경우에는 X1 M35i, X4 M40i, X7 M60i 같은 식으로 표시하죠. 전기차는 i4 M50, i5 M60, iX M60 이렇게 X 라인업과 비슷하게 나타냅니다.
힘에 따른 모델 구분을 알아본 김에 다른 원칙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BMW의 모델명은 원칙만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죠. 홀수는 세단, 짝수는 쿠페를 나타냅니다 (6시리즈는 GT모델). SUV 라인업에는 X가 붙어 홀수는 정통 SUV, 짝수는 쿠페형 SUV를 가리키죠. Z4는 별개로 2인승 컨버터블인 로드스터 모델입니다.
앞서 설명한 힘을 기준으로 한 구분에 BMW의 이름 원칙을 접목하면 해당 모델의 종류, 성격, 성능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발전해 온 이름 체계 답게 논리 정연하고 과학적이죠. 이제 도로에서 BMW 모델이 지나가면 유심히 살펴보세요. 이름에 담긴 깊고 오묘한 원칙이 떠올라 차가 달라 보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