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한국 소비자를 향한 애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BMW 520i
BMW 520i, 베스트 셀링카의 이유는 명확하다
고유 장점은 그대로 유지하고 새롭게 리뉴얼된 뉴 5시리즈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수입차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BMW 5시리즈라는 대답에 이견이 없을 듯합니다. 그만큼 5시리즈는 브랜드 대표 중형세단으로 한국인들에게 높은 인기와 사랑을 받은 차인데요. 좋은 차를 알아보는 사람들의 안목은 전 세계가 똑같은 것 같습니다.
5시리즈는 지난 1972년 첫 등장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약 800만대 이상 팔리며 압도적인 베스트셀링카 반열에 올랐기 때문이죠. BMW의 프리미엄 세단 가치를 널리 알린 5시리즈가 2017년 이후 6년 만에 8세대 완전변경으로 돌아왔습니다.
수려한 외모와 믿음직한 주행 실력, 첨단 기술의 향연이 모두 펼쳐지는데요. 무엇보다도 기본형인 520i에서부터 이 모든 기능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어서 만족감이 상당합니다. 여기에 매력적인 가격까지 더해져 안 살 이유가 없을 것 같아요. 그럼, 이번에 시승한 520i M스포츠의 절대가치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첫인상은 “잘생겼다”입니다. 멀리서 봐도 단번에 BMW임을 알 수 있고 가까이서 자세히 보면 매혹적인 인상에 마음을 빼앗깁니다. 앞은 4개의 조명으로 이루어진 헤드라이트가 강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요. 이전과 비교해 크기는 줄이고 안쪽 그래픽 구성은 화려하게 다듬었습니다.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도 옆으로 위치를 옮겼고 M스포츠 패키지에는 라디에이터 그릴 조명인 'BMW 아이코닉 글로우'가 기본이라서 새로운 키드니 그릴과 조화를 이뤄 더욱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여러 조각으로 입체감을 살린 범퍼와 공기흡입구도 멋을 더하죠.
옆에서 보면 크고 길어진 차체가 눈에 들어옵니다. 실제로 이전 세대보다 길이는 95㎜, 너비와 높이는 각각 30㎜, 35㎜ 증가했고요. 앞뒤 바퀴 사이 거리를 뜻하는 휠베이스도 20㎜가 늘어나 매우 큼직해 보입니다. 그 결과 커다란 19인치 휠이 적당해 보일 정도에요.
차체와 매끄럽게 이어지는 도어 손잡이, 숫자 5를 음각으로 새겨 차의 정체성을 강조한 C필러도 신선한 구성입니다. 뒤는 얇은 두 줄의 테일램프를 통해 신형다운 이미지를 연출했어요. 또 투톤으로 처리한 범퍼는 안정적인 비율로 전체적인 모습을 완성합니다.
실내는 대담한 변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깔끔해졌고 가장 최신의 BMW 디지털 기술을 집약했는데요. 우선 조형미가 돋보이는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한몫합니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죠. 화면 속 최신 운영체제도 탑재했습니다. 새로운 '퀵셀렉트' 기능을 넣었는데 즐겨찾기 기능이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운전자가 원하는 기능을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합니다.
유튜브 앱을 내장했고 eSIM 서비스를 가입할 경우 별도의 스마트기기 연결 없이도 차 내 디스플레이로 5G 동영상 스트리밍 이용도 가능합니다. 무궁무진한 인포테인먼트 활용이 가능해 내 차로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익히는 걸 추천할게요.
기본형인 520i에도 편의 및 안전 품목은 차고 넘칩니다. 어댑티브 LED 헤드라이트, 대형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앞좌석, 트래블 & 컴포트 시스템, 전동식 트렁크,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 등을 기본으로 넣었고요.
M스포츠 패키지는 라디에이터 그릴 조명과 하만 카돈 하이파이 사운드 시스템도 들어있습니다. 운전석과 동승석 열선 및 통풍 시트, 무선 카플레이, 면적이 커진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꼭 필요한 기능을 전부 누릴 수 있습니다.
감성 품질은 프리미엄 브랜드 BMW의 능력을 고스란히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질 좋은 가죽을 비롯해 적재적소에 넣은 금속 느낌 소재, 크리스털 등이 고급감을 높입니다. 여기에 여러 소재들로 꾸민 깔끔한 패널은 조화롭고 아쉬움이 없죠.
유광 블랙과 조명으로 덮은 장식도 충분히 마음에 듭니다. 실물로 볼 때 훨씬 감각적이고 여러 조명과 무늬가 어우러진 형상, 커브드 디스플레이 블랙 배젤과 일체형 느낌까지 들어서 전체적으로 만족을 키웁니다.
뒷좌석은 커진 차체의 혜택을 가장 많이 봤는데요. 넓은 무릎 공간과 머리 위 공간, 큼직한 시트까지 조화를 이뤄 안락한 착좌감을 구현합니다. 송풍구와 전용 USB C-타입 충전 포트, 컵홀더 겸 팔걸이, 세 단계로 조절 가능한 열선시트 등 필요한 편의품목은 전부 기본입니다. 도어 안쪽을 비롯해 수납할 공간도 제법 많고, 네모 반듯한 트렁크는 적당한 수준이며 가운데 시트를 폴딩해서 세로로 긴 짐도 거뜬히 넣을 수 있죠.
성능은 어떨까요?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인 520i는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31.6㎏·m를 발휘합니다. 후륜구동 방식이 기본이고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탑재해 더욱 강력한 주행 성능과 높은 연료 효율을 지원합니다.
가속페달을 밟고 속도를 올리는 순간은 매우 조용합니다. 엔진이 깨어났는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조용한데요.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를 모는 것처럼 스르륵 앞으로 나갑니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큰 역할을 한 덕분인데 초기 전기에너지가 부드럽게 엔진을 보조하면서 매끄러운 가속감을 연출할 수 있었습니다.
한번 탄력을 받으면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만큼 시원한 가속을 제공하며 도로 위를 빠르게 질주할 수 있습니다. 재가속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추가로 전달하는 힘도 놀랍고 궁극적으로 운전 재미로 이어집니다. 열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파워트레인 성격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죠.
조금 더 역동적인 주행을 원한다면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됩니다. 520i는 성격을 고치고 다시 한 번 맹렬한 스프린터의 모습으로 변신합니다. 민첩해진 페달 반응부터 묵직한 스티어링 휠, M 스포츠 서스페션이 주는 탄탄한 노면 질감까지 모두 어우러져 유쾌한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분명히 크고 긴 세단인데 차의 움직임만큼은 콤팩트한 해치백 같은 착각마저 불러일으킬 정도에요.
520i라고해서 별다른 감흥이 없거나 밋밋한 성격을 가졌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입니다. 주행 모드별 차이를 극적으로 나누고 예리하게 질주해 운전자는 물론 탑승자 모두의 즐거움을 이끌어냅니다. 유연하면서도 정확한 핸들링은 운전을 즐겁게 하고 깔끔한 응답성을 갖춰 믿음도 심어줍니다. 마지막으로 도로 위 굴곡을 완벽히 흡수하고 고속 안정성을 높인 하체 세팅까지 합을 맞춰 완벽한 실력을 드러냅니다.
안전과 타협 없는 BMW답게 주행 보조기능도 전부 기본으로 들어있습니다. 심지어 작동 과정이 무척 자연스러워졌어요.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은 스톱 앤 고 기능을 포함해 차간 거리 제어 기능과 차로 유지 보조를 통해 장거리 주행과 시내 교통상황에서 편리한 주행을 지원합니다.
차가 끼어들거나 나오는 상황, 굴곡이 심한 곳 등 여러 변수에도 의연하게 대처하죠. 뿐만 아니라 주차 및 후진 보조 기능을 포함한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도 제법 -활용도가 높았는데요. 골목길, 주차장 등 시야 확보가 어렵거나 각이 나오지 않을 때 큰 도움을 줍니다.
신형 5시리즈는 새 시대를 맞이하려는 BMW의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신선하게 바뀐 디자인부터 지능화된 디지털 요소, 넓어진 공간, 성숙해진 파워트레인까지 어느 한 부분 아쉬운 구석이 없죠. 여기에 차별을 두지 않으려 노력한 상품구성, 한국 소비자를 향한 애정까지 녹아 들어있습니다. 웰 메이드의 표본으로 인기의 이유가 명확하고 굳건히 정상 자리를 지키는 차가 바로 520i입니다.